인생은 캐논과 푸가로 이루어져있다고 개나가 전에 말했었지.
같은 리듬이라도 반음을 올리고 내리면 장조가 되고 단조가 된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장조와 단조를 구분하지 않고 리듬을 읽을 수 있게 되지.
비오는 날.
머리가 깨질것같이 피곤하다. 하지만 피곤해서 기분이 쳐진 날은 아님. 구름은 하늘을 이틀째 안고 있었고, 장대비는 가랑비가 되어 계속 내리고 있는 중.
사실은 정신이 없어서,
머리에 과부하가 걸려버렸으니까.
아니 머리에 걸린 것이 맞을까?
지성이 닿는 곳 마음이 닿는 곳.
전자는 과하고 후자는 모자라다.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잠을 좀 자야겠어. 하고 생각했다.
몸의 피곤함이 크림거품처럼 마음에까지 녹아들어가고 있는 어느 가을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