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가는 버스 안이다. 봄이라 주말마다 결혼식 참석으로 바쁘다. 결혼 적령기의 사람들이 처음으로 인생의 순환을 자신의 일로 여기게 되는 때인듯 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가 자라고 나이를 먹는다. 그 흐름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친구이겠다.
이틀 전에 길었던 베타 기간을 끝내고 '집 1.1' 과 '자동차 2.1'을 런칭했다. 둘다 오픈소스가 아니기 때문에 딱히 정리를 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조금 더 목표한 스케치에 가까워진 모습이 되었다. 얼마 있으면 메인테이너 자리를 잠시 비우게 되겠지만, 나중 일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겠지만 모든 것은 결론이 아닌 과정이 의미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깨닫게 된 점이 있다. 결혼 이후에 '곧 함께 살게 될 것'이라 생각해왔기 때문에, 은연중에 현재의 삶을 임시적인 것으로 여기고 살아왔었다. 그렇게 일 년 반 가까이를 지냈다. 그리고 나서야 '아하 난 혼자 살고 있구나' 싶었다. 그 깨달음이 참 많은 것을 바꾸었다. 집에 대한 부분을 미루지 않게 되었고, 망설이지 않게 되었다. 마루-방으로 구분되어 있던 집은 다도 공간과 작업실로 바뀌었다. 주말만 기다리던 주 중의 삶도 같이 바뀌었다. 훨씬 많은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게 되었다. 그래서 집이 조금 덜 '집' 처럼 보이게 되었다.
작은 깨달음이 생활의 태도를 바꾼다. 그 앎이 몰랐던 것인지,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깨닫고 있었지만 인정하지 못했던 것인지는 더 생각해 보아야겠다.
결론은, 런칭 이벤트를 해야 되겠다 정도?
덧) 테스트삼아 모바일 모드로 로그인해서 블로깅 해 본다. 차에서 노트북 꺼낼 일이 정말 확 줄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