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에 우두커니 앉아서 햄버거 두 개 앞에 놓고
콜라를 쳐다보았다. 김이 빠져가는 콜라.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케찹에 관한 이야기 좀 하다 사삭 사라지셨고
그제서야 조금 자유로와졌음.
한 눈에 세기 힘든 사람들이 주위를 걸어다녔지만
그 모두에게 나는 없는 존재였다. 머리가 차분해졌다.
해녀마냥 생각속으로 들어가고 들어가고 들어가서 저 아래까지 닿았다.
하나를 건져서 다시 위로 위로 위로 올라왔다.
시간속에 나의 일부로 존재하지만
줍지 않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가끔은 숨을 참고 내려가야 한다.
정리하고 나자 너무나 피곤해졌다.
졸렸지만 잘 곳이 없었다.
남은 두시간을 교과서 옆에 끼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외로워하다 해가 잠자러 들어갈 즈음 타박타박 발을 옮겼다.
설명은 안되지만 그렇게 다리를 움직여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이 많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