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빚어내기/살아가기 | 2004/05/20 10:47 | inureyes
이번 학기 영작문 수업으로 얻은 것은 영어로 글쓰든 한글로 글쓰든 본질은 같다는 것이다. 영어로 글 쓸 때 영어로 생각하고, 한글로 글 쓸 때 한글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실은 생각하는 방법은 중요하지 않았다. 생각 자체는 한글의 어순도 아니고 영어의 어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어떤 규칙을 가진 언어와도 잘 호환되지 않는 나의 (무언가 많이 이상한) 생각하는 순서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한글로 글을 쓰든 영어로 글을 쓰든 그 생각을 번역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은 같은 것이었다.

필요한 것은 한글이 그러한 것 처럼 생각을 영어로 옮기는 좋은 번역도구를 머릿속에 넣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이번 학기로 그리 좋은 번역기는 아닐지라도 속도면에서는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번역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글쓰기는 나에게 있어서는 즐거움이므로 본질이 같다면 영어로 글 쓰는 것도 주저할 필요가 없다. 그 즐거움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마도 남에게 표현이 불가능해서 답답함만을 받았던 생각들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표준으로 가공하는 것에서 얻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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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0 10:47 2004/05/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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