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연습 겸 몇가지 요약.
POD가 일차적으로 끝났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일차 마무리.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에 집중하느라 마이그레이션은 신경을 덜 썼다. 차차 나아질 것이다. 처음은 언제나 미약하다.
투표하러 집에 왔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서울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다. 많은 생각을 하였다.
이틀동안 코딩-독서-잠 의 무한반복을 하였다. 그 사이에 덤으로 잠시 나가 스스로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샀다. 엑스박스 360용 윈도 호환 무선 컨트롤러. 테스트 한답시고 맥에 꽂아 이리저리 돌려보다 승수가 그리워졌다. 혼자 하면 재미없는 게임들이 있다. 의외로 대부분이 그러했다. 에뮬레이터와 고전 게임이 불러 일으키는 향수의 정체는 그냥 과거에 즐거이 놀았던 명작이 아니라, 게임 인생을 둘이 함께 보냈다는 것이 게임 자체만큼이나 의미가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이었다.
할머니께서 집에 계신다. 나도 방콕 부모님도 연말이라 약속이 계속 있기 때문에 심심해 하신다. -엄밀하게 는 그 심심함은 무료함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삶의 편린을 모아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 보았을 때 그 안에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그 세대가 느낄만한 공허함이 그 속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다. 불편한 몸과 함께 마음 놓고 괴롭히거나 속상할 대상마저 떠난. 어느새 삶은 사라지고 자신의 삶조차 스스로의 통제하에 있지 않고 그저 주변부에 머무르고 있다는, 더이상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부정되는.
늙는 것은 그런 것이다.
구글 어스를 얼마나 신기해 하시던지. 컴퓨터를 배워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글씨 큼지막한 인터넷 컴 한 대가 필요할 듯 싶다.
이 글은 타자 연습이기도 하다. 욱이 결혼식 참석차 탄 서울부산행 버스 안에서 일출을 벗삼아 아이팟으로 글을 쓰는 중이다. iPAQ 3630 이후로 미니 포터블에서 글을 쓰는 것이 근 3년 만이다. 어제 용자 한 분이 오브젝트 c로 아이팟 터치용 2벌식 한글키보드를 짜서 공개했다. 한 20분 쳤는데 이제 오타가 좀 줄어들고 있다. 조금 더 익숙해지면 키보드마냥 빨리 칠 수도 있을듯.
인터넷 네트워크가 발전하면 결국 현실세계의 모사가 되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 다. 결국 인터넷 위에서 인류가 새로 발견할 수도 있었던 모든 가치가 자본에 의하여 희석되어 버리지는 않을까? 등등의 생각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인터넷은 한 사람의 힘의 한계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시공간의 크기를 줄여버려 개인과 개인이 너무 쉽게 맞닿을 수 있게 하였다.
인류가 원자폭탄 이전의 세계로 덜아갈 수 없듯, 인터넷도 그렇다.
나의 iPod Touch에서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