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ing

빚어내기/살아가기 | 2002/10/23 21:09 | inureyes
요새는 말하기가 너무나 귀찮다. 눈으로 읽어들이고 생각하는 것으로도 벅차다.

덕분에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 항상 건성건성이 된다. 가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때면 상대방에게 미안해진다.

그래서 방에서 책 볼때가 제일 편하다.
한 권이면 하루가 즐겁다.

이번주에 집에 가서 신발 가져오면 조용한 여러 곳을 가보고 싶다. 가을에만 가 볼 수 있는 곳이 어디가 있을까. 문득, 대학에 입학한 첫 해에 유럽에 가서 세상이 커지는 속도를 경이롭게 바라보던 생각이 난다.

그때엔 몰랐었다. 세상의 크기는 손에 잡히는 영역에서 변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이 닿는 넓이에 따라 바뀌는 것인데.

그 분이 내게 주고 준비한 유일한 것이 '자유의지'임을 오랜만에 생각했다. 내 의지로 결정하고 내 능력으로 이루고 내가 그 책임을 진다. 짧은 깨침이지만,

꽤 즐거운 요즘이다.
마음이 닿는 넓이를 넓혀가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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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23 21:09 2002/10/2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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