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compiz-quinnstorm을 진행시켜오던 compiz.net 커뮤니티에서 정식으로 beryl이란 이름으로 compiz를 fork하였다. 사실 지난 2월의 우분투 포럼에서 운영진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세를 키워가던 시절부터 개발에 관련하여 이런저런 심상찮은 기운이 오갔었다. 관련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메일링 리스트나 포럼을 통하여 전개되고 있으니 생략.
iXce는 호의적인 fork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compiz를 처음 내놓고 david가 자신의 코드를 마음에 안 들어해서 기초공사부터 다시 시작을 하려고 했던 반면, quinn은 공개되는 코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플러그인부터 시작하여 패치들이 붙여진 패키지를 만들었다. 어느 쪽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두 개발 주체간의 xglx와 compiz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 너무 달랐다는 (X 상에서 compiz가 차지해야 하는 레이어에 대한 의견마저도) 점이다. 사실 이제서야 forking된 것이 이상할 정도로 두 개발의 방향은 달랐다.
재미있게도, forking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논쟁의 일단에 오픈소스 방법론을 둘러싼 이야기가 있다. compiz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곳은 compiz 메일링 리스트임에도 compiz.net 포럼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논의가 그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거나, david에게 전달되는 패치의 내용이 전부 quinnstorm 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소스코드를 원점에서 다시 개편하는 입장에서 도저히 merging할 수 없다거나 하는 등등의 이야기들이다. 오픈소스 프로그램의 원제작자와는 별도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그 커뮤니티와 제작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또는 커뮤니티 자체의 철학이 생겨 원제작자와 상이한 방향을 보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가? beryl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실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덧붙여,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집단화된 방향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은 굉장히 흥미롭다.)
이제 compiz 0.2에서 fork한 beryl과, compiz-git에서 이어질 compiz 트리는 계속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나갈 것이다. 어느쪽이 최종적인 승자가 되어 quartz와 aero glass와의 일전을 벌이게 될 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대답은 그들 각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코드들이 해 줄 것이다. :)
p.s.) 이러한 쓰레드가 있다. 포럼이 메일링 리스트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픈소스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는가? 심리적 장벽의 제거와 피드백 스피드를 생각해 보았을 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심리적 장벽의 제거'의 단점 때문에 메일링 리스트로서만 가능한 영역이 아직 있다는 것도 느끼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