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빚어내기/생각하기 | 2001/10/07 03:10 | inureyes
대나무는 나무는 아니다. 풀이다. 풀 중에서는 가장 단단한 풀이고 그러면서 그저 나무로 생각해 버리기에는 무르다.

나무는 펴질 수는 있지만 휘어지지는 못한다. 풀은 엮어질 수는 있지만 지탱하지는 못한다. 대나무는 돗자리가 될 수도 있고 장대가 될 수도 있다.

유유자적- 한 삶. 일을 하면 일을 하고 쉬고 싶으면 쉬고 마음에 부담이 하나도 없는삶 꼭 속이 빈 대나무가 된 것 같은 삶.

대 나무는 다른 대나무와 얽히지를 않는다. 그래도 혼자 잘 서있다. 다른 나무들처럼 쓸데없이 속이 차 있지 않아 가볍기 때문이다. 바람따라 휜다. 딱딱한 나무가 아니라 약하게 생각되기도 쉽다. 하지만 대나무는 속이 비어 안에 하늘을 품을 수가 있다. 맘이 편안해지는 향이 난다. 가장 청아한 소리를 내는 악기가 된다.

대나무처럼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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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7 03:10 2001/10/0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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