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face - 9

빚어내기/소개하기 | 2001/10/03 02:15 | inureyes
세상은.

잊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겨울에 친구에게 보냈던 편지. 바로 엊그제 일처럼 생각나는 내용.

아직도 내가 대학생이고 청년이고 하는 것을 느끼면서도 느끼지 못합니다. 잡아 둘 수도 없는 시간과 그래서 내 버려 둘 수밖에 없는 시간. 아무리 생각해도 끝이 없습니다. 결론이 있는 답이기 때문에 더 힘든 중간과정과 그 가운데에서 기쁠 수 있는 이유를 기억합니다. 결론이 있는 답이라고 해도 중간과정은 아무도 준비해놓지 않았다는 그 생각. 누가 정해놓은 만남도 삶도 없습니다. 마주쳐 나가야 할 대상은 자신입니다. 누구도 예비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불안하게 만들지만 그것을 좋아하는 모습. 하나님을 의지하기는 하지만 맹목적인 모습은 아닌 그런 삶. 내 손 안에 쥐어주신 자유의지라는 선물.

추석 하늘에 달이 있습니다. 별이 있습니다. 언젠가 저 곳에 꼭 가볼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하늘을 보면서 신나하면서 웃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아직 내가 껍데기만 살아있지 않고 생각과 이상과 신념까지 살아있음에 행복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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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3 02:15 2001/10/03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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