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나고부터 술 잘 안먹는다.
어떻게 보면 그게 참 뜻대로 하기 힘든 일이다. 지난주만 해도 세 번인가 마셨다. 학기초는 이래저래 모임이 많다. 그래도 다들 맥주 반컵 아니면 물이다.
지난 학기때, 참여하고 있는 여러 모임들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술을 자주 마셨다. 술 마시는 것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다른 사람이 알콜농도 과다에 정신이 맹랑해지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자신이 그렇게 잘 된다면 그것도 괜찮을 듯. 하지만 매일 끝즈음에 남아서 사람들 헤롱거리는 것을 봐야해서 싫다)
중학교 이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 집에 데리고 가서 말씀해주셨다. "술에 기대야 하는 사람은 약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사람이다" 였나... 당시 여러가지 일들 때문에 술을 좀 먹었기 때문에 그것을 말려보고자 그렇게 말씀해 주신듯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선생님의 말이 잊혀지지 않아서, 아니 사람들을 만날수록 더 그 말씀이 생각이 나서 이번 학기는 술을 먹을 수 없다.
술에 취해서 기분이 좋다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어서, 그래서 안마신다. 술이 사람사이를 잇는 다리라고 하지만, 그렇게 닫혀있는 어른이 될만큼 늙다리는 되기 싫다. -사방에 널렸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