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인간이 생각하기 위해 쓰는 도구 중의 하나이지만, 도구이기 때문에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싸이월드라는 시스템이 있다. 초반 무한 사진 업로드의 압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후에 대기업 SK의 nate 사업부에 흡수되어 현재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포탈 사이트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증오하는 형태의 정보 저장장치이기도 하다.
하나같이 '미니홈피' 라는 이름 아래 똑같은 틀 속에 우겨넣고 개인의 창조성을 밟는다.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는 말은 정중히 듣지 않은 것으로 해 주겠다. 애초부터 WWW의 시작이 어떤 사상적 기반 위에 있는지, 초창기의 네트워크 프로그래머들과 물리학자들이 얼마나 순수한 목적에서 '정보의 공유'를 외쳤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반증밖에 되지 않으니- 그 안에서의 개성이라는 것은 대기업에 의하여 규정되는 자본에 의한 계층분할이다. '도토리'라는 이름은 '사이버 머니'를 듣기 좋게 포장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집적된 정보는 한 곳에 모인다. 정보의 통제권은 싸이월드에 가입할 때 누구나 '동의'를 누르는 약관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가입하지 않을만한) 에 의하여 대기업의 손에 쥐어진다. 하이퍼 텍스트의 개념은 정보의 연계성을 위하여 만들어졌던 원래의 관념에서 벗어나 사생활 침해를 만들어낸다. 이 안에서,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에 의하여 집적된 정보가 얼마나 자신의 손에 의하여 쉽게 통제될 수 있는가- 라는 측면에서도 싸이월드는 저주받을 시스템이다. 미니홈피를 지운다고 해도 미니홈피의 데이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 정보의 백업본은 한 대기업에 의하여 관리될 것이고, -대기업이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든 그렇지 않든간에- 한 곳으로의 정보의 집중은 그 자체로 필요를 낳을 것이다.
NEIS에 의한 정보의 집중을 교사들이 반대하지만, 사실 그 정보가 싸이월드에 축적되는 정보보다 더 인권침해적 요소가 큰지 묻는다면 당연히 싸이월드쪽이 더 크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시스템을 증오하며, 이에 의한 정보 통제권을 절대 넘겨줄 생각이 없다. (이는 블로그를 사용하겠다고 마음 먹었을때 설치형 블로그인 태터를 선택한 이유와도 일치한다.)
다시 한 번. 언어는 인간이 생각하기 위해 쓰는 도구 중의 하나이지만, 도구이기 때문에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생각과 그 커뮤니티의 내용이 한 자본의 손에 들어가고, 또한 그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의 형태가 한가지로 고정되는 현상. 또한 그러한 사이에서 개인의 창조성이 자본으로 대치되고 그러한 정보 공유 형태가 사용자의 관념과 프라이버시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 이것이 싸이월드에 대한 나의 정의의며, 조선일보만큼 싸이월드를 싫어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