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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와 소녀도 둘 다 착각을 하고 있지.
요리사의 눈빛은 약간씩 이상해졌지. 소녀는 무서웠어. 그렇지만 요리사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 제 요리가 지금까지의 요리 중에서 제일 맛있었습니까? 손님 음식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시는군요!"
하더니 서서 혼자 감동해서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더듬 거리는 거야. 소녀는 뜻밖이라 놀라버렸지. 하지만 사실 맛있었기 때문에 ‘그래요’ 정도로 변죽을 울렸어. 요리사는 감동한 표정으로 소녀에게 온갖 음식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지. 소녀는 듣고만 있었어.
그리고 소녀는 돈 한 푼 없이 그 음식점에서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었지.
이상하다고 생각되니?
편하게 주위를 둘러봐. 분반 동기, 과 동기, 동아리 친구들, 그리고 선배들 교수님들 또 어디에서나 가서 새로 만날 수 있는 모든 사람들.
소녀는 이제 조금씩 이 마을에 대해서 알게 되겠지. 그리고 소녀가 안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정말 ‘아는 것’인지에 관한 것을 알 때쯤은 아주 많은 일이 있은 후 여행이 거의 끝나갈 때 즈음일 거야. 하지만 소녀의 여행을 함께 가며 보기만 하면 됩니다. 자신에 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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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조금씩 익숙해져 갔어.
뭐에 익숙해질까? 소녀 모습을 보면 알지. 어디에서 생겼는지 모르지만 휘황찬란한 장신구를 달고,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지만 뒤뚱거리는 걸음 (아마 18세기 프랑스라면 그 걸음을 귀부인 걸음이라고 보아 줄 지도 모르지.) 을 하면서 어디서 칠했는지 모르지만 얼굴에 이상한 색의 광대 분을 바르고 거리를 걷고 있잖아.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소녀는 꾀가 생겨서 여기 가서는 이렇게 저기 가서는 이렇게 하면서 무언가 있어 보이는 법을 배웠어. 이곳에 가서는 예전 옷을 입고 가서 보석을 얻고, 그걸 달구 또 저기 가서 신발을 얻고, 이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하니까 금방 온 몸에 주렁주렁 온갖 것들을 달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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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무언가 있어보이게 된 소녀는 그렇게 하고 매일 그 거리에서 살았지. 나름대로 소녀는 자신이 업그레이드된다고 생각하는 중이니까 우린 그냥 구경만 하자. 소녀는 어느새 그 모습이 자신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생각하고 있나봐. 안 그러고는 저렇게 하구 못 다닐 것 같아.
그런데 매일 와서 공짜로 식사를 하고, 또 호텔에서 잠을 자고 그러는데 사람들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 참 이상하지. 소녀가 칭찬을 해주면 그 사람들은 너무나 좋아하면서 어제 왔었고 그저께도 왔었고 그런 것 하고는 아무런 상관없이 고마워하지. 처음에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던 기분까지 이제는 잊어버렸어. 이렇게 편한 곳이 없었으니까 더 쉽게 생활에 빠져버렸는지도.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지? 정말 그럴 것 같기도 해. 하지만 계속 그렇지는 않을 테니 그냥 지금은 가만히 보고 있어보자.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나고 있네. 열대지방은 덥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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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덥지. 그래서 다들 간편하게 옷을 입고 다녀. 이곳도 예외가 아니니까 사람들이 모두들 가볍게 하고들 다니고 있어. 소녀는 가볍게는 입으려고 한 것 같은데 우리가 보기에는 확실히 무겁게 잔뜩 입고 있구나. 초록색 옷감이 많은 이곳에서 말이야. 색을 내는 것이 보석류밖에 없다고 해도 그렇지, 저렇게 입고 다녀도 될는지.
오늘도 항상 그렇듯이 또 거리에 나왔어. 하지만 보통 때하고는 다른 것이 하나 있었지. 바로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소녀는 무언가 달라진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어. 거리의 모습이 바뀐 것은 아니었지. 그냥 처음 보는 사람이 두 명이나 거리에 서 있었던 거야. 누구인지 모르지만 옷이 이곳에서 나는 옷감과 다르기 때문에 소녀는 쉽게 그 사람들이 밖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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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온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 신기한 듯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지. 꼭 처음에 대학교 면접 보러 왔을 때 생각이 날 정도로 열심히 둘러보고 있어. 키가 큰 사람이 있고 작은 사람이 있는데, 큰 사람은 그냥 미소를 띠면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키가 작은 사람은 뭐가 그렇게 우스운지 시종일관 깔깔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어. 소녀는 신기한 마음에 그리고 반쯤은 자신이 있다- 이런 거 알려보고 싶어서 그쪽으로 다가갔지. 가까이 가니 그 사람들의 모습이 더 잘 보였어.
그 사람들의 옷은 소녀도 본 적이 없을 만큼 특이했어. 하지만 우리가 아는 옷이야. 티비에 자주 나오고 광고에도 가끔 나오는 옷이거든. 모래색의 옷에 플라스틱 모자. 그러니까 전형적인 탐험대 복장이야. 그래도 뭐 소녀도 처음보고 이 곳 사람들도 처음 보니까 신기하게 생각하겠지. 옷을 보니까 우리는 이 사람들이 이 곳에 왜 오게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지만 아직 소녀는 하나도 몰라. 그냥 앞에 가서 인사를 했지.
“안녕하세요~”
키 큰 사람은 약간 당황한 눈으로 소녀를 쳐다보았고, 작은 사람은 소녀를 보더니 갑자기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것처럼 웃기 시작했어.
왜 웃었는지는 짐작이 가지? 잘 그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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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30 03:54 2003/12/30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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