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시간이 무한한 것 같았습니다.
흐르지 않는 시간속에서 그것이 끝이 없다고 믿고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때, 그때는 익숙함이었지만 이제는 그리움이 된 모든 것들. 가장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 같았지만 자신은 가장 바쁘게 변했던.
이제 나는 멈춰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걸음을 빨리 해 나갑니다. 어느새인가 조금 나아지는 것 보다는 지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집니다. 어느새 내 손에 아이스크림을 쥐어주던 대학생 삼촌과 같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들은, 어쩌면 예전에 전부 내 버려두고 왔을지도 모르습니다. 그래도 잠자리채를 들고 풀밭을 누비던 나도 나이고, 수많은 일들에 쫓기면서 하루를 보내는 나도 나인건 같습니다.
집앞에 강이 있습니다. 다리 위를 걸어서 십여분을 가야 건널 수 있는 큰 강입니다. 이 강을 따라 오르면 강은 이어지겠지만 조금씩 작고 앝아지겠지요. 어디에서인가 강은 시작되었고, 그리고 끝이없는 바다, 눈에 들어올 수 없는 하늘 아래서 끝이 납니다.
자신의 강이 바다를 향하고 있음을 아직 믿습니다. 갈수록 줄어들어 말라 버리는 막힌 호수가 아닌, 넓은 모래사장이 맞아줄 어딘가에서 여행을 끝내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가끔 시내가 되어 숲속을 흐르던 때가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