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많다. 실은 일에 벌써 깔린지 오래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덕분에 주윗 사람들에게 쓸데없이 상처들만 주고 있다. 이럴땐 잠적후 일 모드가 최고이다. 할 일들 하나씩 정리되어 갈 때 까지 무사히 넘어갔으면 좋겠지만 이미 그다지 무사히 넘어가고 있지는 않은듯.
이해해 주시라 :( 요새 내가 내가 아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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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 연수원으로 대학원 신입생 MT를 따라 다녀왔다. 새벽에 잠시 밖에 나와 혼자 바닷가에 섰다.
밤바다는 인생이다.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하지만 눈 앞에까지 와서는 철썩철썩 흰 포말을 그려낸다. 아주 먼 곳에서 소리없이 다가온다. 눈 앞에 닥치면 어느새 현실이 되어 있다.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세태에 대한 예상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내일 비가 올지, 눈이 올지, 날씨에 대한 예상도 역시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에 대한 예상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다. 밤바다가 어디까지 맞닿아 있는지, 또는 그 바다의 끝이 얼마나 빨리 하늘과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것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