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십 트루퍼스
독서일 20050202
몇 년 전 영화로 널리 알려진, 유명한 로버트 하인라인의 소설이다. 당시 나오면서 여러가지로 말이 많았던 소설이다. 소설이 나온지 40년을 달려가고 있는데 소설속의 묘사는 지금 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수작이기도 하다.
하인라인 의 다른 작품들도 그렇듯이, 이 소설 또한 SF를 위하여 주제를 선택했다기 보다는 주제를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SF 를 차용한듯한 느낌을 준다. 그의 유명한 다른 작품들에서는 그 주제가 광범위하거나 모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종류였다. 그러나 ‘스타십 트루퍼스’는 다분히 정치적인 논쟁이 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짧게는 미래의 국가상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국가론’에 대한 사상적 논의가 있기 때문이다.
묘사 또한 다른 여타의 작품들처럼 단지 SF의 배경으로 국가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펼치기 위한 등장인물까지 등장한다. 뒤보아 중령의 강의가 그러하다. 사회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중령출신이라는 간단한 묘사부터, 그가 설교하는 ‘이상적인’ 민주국가상은 당시 뿐 아니라 지금에 와서도 논란의 여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비록 그 의견들이 지금의 기준에서 꽤 낡은 사상으로 비추어지기는 하지만 그의 국가론은 사회에서의 개인의 위치와 그 책임에 대하여 흥미있는 전개를 펼치고 있다.
물론 무리가 있는 부분이 쉽게 드러난다. 개인이 자신의 공공성을 증명하는 수단이 2년간의 입대라는 점은 ‘어째서 군대만이 공공성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가’라는 의문을 쉽게 불러일으킨다. 또한 복무를 마친자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는 모습 또한 ‘군국주의적’ 이라는 평을 받기 쉬워보인다. 그렇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이 소설의 성격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한 사회가 성립할 수 있는 이유를 인간의 본성에서부터 출발하는 탄탄한 논리적 전개로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그러한 이유로 이 소설은 출간 당시부터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다.
SF로서의 요소도 충분하다. 또한 징병제인 한국 사회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주시대의 보병과 그 훈련모습에 어느정도 감명받지 않는 사람은 드물듯 하다. 비록 밀리터리 SF의 묘사와 그 아래 이즘이 명확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F로서도, 당시 미국에서 나올 수 있었던 국가관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글로서도 이 소설은 읽어볼만 하다. (게다가 재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