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마지막이야기 | 2004/11/11 02:52 | inureyes
노인구국결사대
델리스파이스 - 'Espresso'
곡,글,노래 김민규



권총을 찬 색안경 야망의 청년장교
그땐 구국의 결단 하지만 이젠 탐욕
타다 남은 나무토막 꼴로 있기는 싫었어
서쪽 하늘을 전부 벌겋게 물들여

지혜는 없는 아집 사라져가는 총기
물론 이번이 마지막 추한 욕심의 백발
타다 남은 나무들이 때론 더 아름답기도 해
국가와 이 민족을 위해 바쳤던 한평생 멋진 퇴장

저 노인들을 보라 끝이 없는 싸움에
당신 없을 태평성대 노인구국결사대


내일이면 학생회장과 기숙사자치회장 선거가 있는 날이다.

당연히 후보들에 대한 생각도 많고 의견도 많다. 그러나 역시 그런 일들은 知友와 나눌 뿐, 글로 쓸 내용은 아니다.

투표권을 가지고 있으나 당선될 그들이 일할 시간은 나의 시간은 아니다.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은 미래의 일에 대하여 숙고할 수는 있으나 의견을 제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시간대를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의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후회 남지 않도록 하였다. 그것으로 되었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그랬던 것 처럼, 그들도 그들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후보들에게 묻고 싶은 것도 많고 말해주고 싶은것도 많다. 그러나 입 밖으로 글적음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세요:) "
뿐이다.

미련을 남기지 않는 것은 아쉬움이 후회를 자아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물레가 실을 자아내지 않고 실이 물레를 자아내기 시작하면 물레틀은 망가진다. 아주 약간이라도 언급하지 않음으로서 물레질을 마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힘들었고 짜증나고 복잡했고 괴로웠고 그렇지만
안녕 즐거웠던 대학 생활아.

후배님들도 즐거이 여러분의 시간을 살아가시길.
그리고 그 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잊어버리지 않으며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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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1 02:52 2004/11/11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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