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살면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다고들 하지만 그 이야기는 굉장히 긴 시간의 관점에서 본 결과이다. 부분적으로는 이상하게도 항상 무엇인가 잃어 가는 과정처럼 느껴지는 것이 인생이고, 좋은 일 보다는 싫은 일이 더 오래 기억되기에 삶은 苦로 범벅된 것 같다. 어찌하든 마지막에 옷 한 벌은 건져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데.
시대가 흘러서 그런지 화장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이젠 옷 한 벌도 챙겨가기 힘들고, 몸 하나 누일 한 평 부동산값도 하늘을 찌르기 때문에 인생이 드디어 제로섬이 되어가고 있다. 화이트 컬러 아니랄까봐 흰색 옷 차려입고 큰아버지 영정을 하루종일 휘비적휘비적 점령군마냥 앞세우고 다니면서, 도대체 무엇이 인간을 살게 하는가에 대한 깊은 회의와 함께 생에 대한 가벼운 걱정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