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나갔습니다. 가로수가 있습니다. 그 사이로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람들 그런데 아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삶은 하나의 길이라고들 합니다. 저의 길은 교차로입니다. 한적한 교외의 구불구불 따라만 가면 되는 길을 지나고 지나고 해서 도시에 들어옵니다. 갑자기 교차로들이 너무나 많아지지요. 수많은 사람들의 각자의 길. 교통신호가 일치하지 않으면 잠시 돌아볼 틈조차 없지요. 신호등이 잠시정지를 외치면 그 자리에서 다른 길의 사람을 만나게 되지요.
고등학교가 자그마한 도시라면 대학은 메트로 폴리스같아요. 하지만 저는 초보운전자라서 아담한 도시도 힘들게 힘들게 지나갑니다. 메트로폴리스를 가로지르는 그런 프로운전자는 못되지요.
교차로가 교차로가 되려면 다른 길이 있어야 합니다. 길이 하나만 있으면 교차로는 될 수 없지요. 어쩌면 교차로라는 말은 길 자체가 아니라 길과 길이 만난다는 그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그리고 대부분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요새 세상의 큰 생각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하지만 교차로는 두 길이 만나는 모습인 것 보다 그 곳에 두 길이 있어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에 맘을 조금 더두고 싶은 정규입니다. 다른 길을 행복해해야 교차로 가운데에 신호등도 세우고 만날 수가 있을 거에요. 램프를 만들어놓구 위아래로 스쳐지나가는 교차로도 아주아주 많아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 뿐인거죠. 위로 지나가는 길을 모두 쳐다볼 수있을 만큼 저는 운전을 잘하지 못합니다.
꾸물꾸물 가더라도 천천히 행복하게 가는 그런 길을 따라 가고 싶지요. 커다란 빌딩 사이들 달리면서 커다란 크기와 화려한 모습에 놀라는 것도 괜찮아 보이지만 그냥 보이는 것이 그대로인 자그마한 도시를 지나가도 좋은 거죠. 꽃과 나무가 많은 길을 따라가다 작은 교차로에서 다른 길과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뻐할 수 있는.
그리고 그걸 결정하게 되는 건 한 사람 한 사람 길을 걸어나가는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7월입니다. 햇살이 주는 무더움의 선물과 빗가닥이 주는 시원함 속에서 천천히 길을 걸어나가는 나를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