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입니다.
오월은 언제나 기억을 많이 가지고서 저와 만납니다.
정신없을 한 해를 처음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고, 아직 감을 잡을 수 없는 지금의 발끝이 어디를 향하는지 보게 해주면서, 파아래지는 잎을 보며 앞으로 찾아올 여름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만듭니다.
조용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조용한 곳에서 걸어온 지난해. 약간은 어지러워진 듯 하지만 그래서 그 끝도 진흙에 잠겨 보이지 않는듯한 그래도 질척거림이 느껴짐으로 멀리하지 않을 수 있는 지금.
눈은 하늘을 보지만 발은 땅에 닿아있음을 아는 삶.
어린이 날이었습니다. 어디까지가 어린이이고 어린이가 아닌지 나누어놓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어린이일 수 있고 또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릴 수 있을거에요. 어른이나 어린이라는 말은 나중에 붙여지는 이름. 머리위 바다에 떠 있는 구름이 빗물이라는 이름을 얻어 땅끝까지 달려오지요. 그렇다고 구름이 구름이 아니지는 않은 거에요.
빗물을 손으로 움켜잡아 보았나요? 아니면 놀이터를 흐르는 빗물에 손을 담가 댐도 만들고 호수도 만들고 했던 어린 시절이 있나요?
그 어렸던 손끝이 마주한 것은 땅냄새 물씬나는 흙탕물이었나요, 아니면 하늘의 꿈을 안고 있는 구름이었나요?
모두에게, 오월은 어떤 달인가요? 여러분은 속에서 데미안을 만들고 또 죽이고 있나요?
오월입니다. 비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쉬지않고 각자의 소중할 길을 만들어 나갑니다. 처음 마음처럼, 제 길이 곧으면서 둥글기만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