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어도 저녁식사는 준다는 이야기를 미리 했으면 홈런볼로 배채워서 해산물 특선 요리를 먹기 힘든 일은 없었을테고
- 복장에 대한 코멘트가 있었어도 귀찮게 정장입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다른 학교 대표들은 전부 평복이더만. 어떻게 생각했겠어. 시골-_- 에서 올라온다고 옷입고 왔다고 했을거 아냐. (사실은 중학교 동창 결혼식 가본다고 가지고 왔는데.)
같은 종류의 일들로 정신없었음.
휴게실에 앉아있으면 예쁜 누나가 칵테일 과일 가져다주고 화이트와인 마시고 있는 그런 곳-_-. 같은 것이 테마는 아니고, 오는 사람들 가슴에 달린 명패로 보나 오면서 읽어보았던 프린트를 보나 이거 꽤나 엄한 자리에 와버렸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회장 아니면 사장 아니면 부사장들이 득실득실. LG필립스 LCD 부사장은 언젠가 신문에서 본 듯 얼굴이 꽤나 낯익었다.
포럼의 테마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비전과 전략'. 연사는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었다. (이 분도 얼굴이 익다.) 국가 정책의 입안자로부터 그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 안되는 점을 질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었다. 그러나 역시 물어보고자 하는 바를 몽땅 묻지 못하여 가슴속에 질문만 가득찬채로 끝난 아쉬운 시간이었음.
이번에 잘 알게 된것은, CEO들과 교수들이 가득 모인 자리에선 발언 시간의 반이 미사여구를 동원한 예의성 발언으로 채워진다는 점과, 입안자가 설명함에도 불구하고 정책에 생각보다 지적할 부분이 많고 (바로 질문했는데 얻은 답은 별 좋은 답이 아니었다.) 정책 설명에 구체적인 부분이 없다는 것, 그리고 꽤나 호전적인 장내 분위기로 보아 대체적으로 참여정부 사람들은 고생좀 하고 있구나 하는 것들 정도. 개인적으로 더 꼽자면 질문을 하며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말도 못하면서 "그런 생각은 위험하다고 봅니다."를 남발하던 어떻게 교수직을 유지하는지 불가사의한 교수가 기억에 남는다. -덧붙이자면 이 모임에 가입하려면 투표를 네 번 거쳐야 하고 결원이 있어야만 충원이 된다더라 하는 내용과 겹쳐, 지성이 그 기준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 하는 느낌도 받았음.-
세상을 어떤 사람들이 움직여 가는가- 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고, 그 사이의 미묘한 역학관계라든지 격식등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학생을 몇 명 덤으로 끼워서 포럼을 진행하는 것이라 그랬는지 참석했다는 것만으로도 상패를 수여해주는 곳에 다녀오게 되어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자동으로 '차세대 리더'라는 모임에 가입도 되던데 뭐하는 모임인지는 아무런 설명이 없어서 아직도 의문임.
역시 가장 크다면, 국가가 추진하는 행정수도 이전정책에 대하여 입안자의 설명을 듣고, 수많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정도. 재미있는 문제군. (게다가 매스컴에서 말하고 마는 정도보다 훨씬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