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사범님께서 23일 초등학교 태권도 시범 관계로 무지무지 피곤하셔서 운동을 안 하셨다. 그래서 30분정도 준비 운동을 한 다음 열여섯명이서 한 편에 여덟명씩 팀을 나누어 피구를 했다. 진쪽이 닭값을 2000원씩 내고, 이긴쪽은 1000원만 내는 경기였다. '어머니들은 아가씨들에 나이만을 더한 것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 중학교 체육시간 같은 살벌한 경기 분위기. 시끄러웠고 무서웠다.
어찌어찌하여 경기가 끝나고 주문한 맥주와 통닭이 왔다. 어머니들께서는 주욱 둘러앉아 통닭을 드시기 시작했다. 이렇게 저렇게 맛있게 먹고 있는데 그냥 편하게 먹기만 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단순히 '나이 먹은 아가씨'가 아니었던 것이다.
닭을 몇 마리씩 시켜 먹으면서 닭다리는 안드시고 날개나 몸통이나 목부터 드신다. "아이고 왜들 다들 다리는 안먹어" "나는 날개가 더 좋더라" 등등의 이야기가 시끌벅적했지만 그 안에서 오가는 몇몇 대화는 귓속에 들어와 머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누가 어머니들에게서 닭다리를 빼앗았을까.
먹던 맥주가 닭하고 만나 순간 목구멍을 꽉 메우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