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과에 다니던 선배 한 명이 하늘나라에 갔다.
학교가 작다. 그래서 다른 학교에서 자주 일어나는 같은 일들과는 다르다. 고등학교때와 비슷하다.
달라진 것이 무얼까. 생명있음이 생명없음이 되는 내 눈앞에 있는 책상과 책처럼 그저 있을 뿐인 것이 되는 그렇지만 그 사이의 있음과 없음 두 마디의 차이가 나에겐 벅찼다. 왜 평소에는, 그냥 살아있을 뿐인데 왜 그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걸까. 바보같아... 사람들은. 병이 걸려야 아픈 것이 괴로운 것임을 알고, 실연해야 사랑이 고통의 양면임을 알고 죽어야 살아있음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고...
생명만큼 비정상적인 것이 있을까... 자연을 거스르며 존재하는...
그리고 그 오랜 길을 걸으며, 자연을 거스르는 생명의 본능을 또 거스르며 몸으로 느끼고 배운 것들...
왜 넌 그렇게 이 학교에 불만이 많아졌는가. 처음에 학교를 좋아하던 모습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렇게 늦게서야 그리고 그렇게 자신에 거스르고서야 알게된 것이지만, 여기이 집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같아질 수 없는 두 가지 것에 같은 가치를 두려고 한 자신의 교만한.
이제 이 곳에서의 생활이 편해질까. 이 곳이 이 곳임을 인정하면서 함께 왜 이 곳에 와 있는지 잊지 않으면.
끊임없이 거슬러 살아야 하는 생명. 그리고 사람들. 그 안에 있을 어떤 의미. 나는 어쩌면 언제까지나 바보인채로 있을 지도 모른다...
모두들, 건강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