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째 경제 물리학 프로젝트를 위해 경제학 공부를 하면서 배우는 것이 있다. 세상을 경제의 시각으로만 바라보아도 정말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돈은 사회를 떠도는 공기처럼 동작하기 때문이다. 힘의 관계에 따라 흐르고, 무엇보다 강력하게 인간을 지배하는 것 같다. 물리학의 기준으로 세상을 볼 때는 알 수 없던 부분이다.
그런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경제 뿐만은 아니다. 수많은 세상이 쌓여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예술가의 눈으로도, 프로그래머의 눈으로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세상이 그 공기로 가득 찬 것 처럼 느끼게 된다. 실제로 세상은 '모든 것들의 공기'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어떤 기준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든 그것은 진실이다.
하지만 모든 시점이 다 세상을 바라보는 '공평한' 시각은 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바라보고자 하는 세상의 층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물리학이나 수학 등의 순수 이학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는 불완전함이 생긴다. 물리학에서 배우는 기준은 기준 그 자체가 아니다. 세상의 많은 기준들은 인과율의 답을 제시하는 원리이다. "이러한 일은 이러한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나 물리학의 기준은 인과율을 지배하는 구조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자연 과학의 시점으로 사회를 이해하려 하면 그 끝이 자연에 닿아있는 무한 소급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지금 공부하는 분야는 '복잡계'이다. 복잡계는 자연 과학이 인간과 만나는 가장자리에 있는 학문이다. 자연 과학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되, 보는 눈의 층위를 다르게 보려는 시도인데, 요새 부쩍 그러한 시각의 한계를 느낀다. 세상은 복잡계의 시각으로 보기에도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는 무조건 답을 내야 할 필요가 없는 것도 많은 것이 아닐까. 경제를 통한 눈으로도 세상을 보기 시작하면서 새로이 생각하기 시작한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