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뭔지 모르는 채로 결혼 후 30일이 쓱 지나갔다. 식전 2주와 식후 2주는 결혼 준비와 신혼여행 때문에 정신이 없을줄 알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결혼식 전에는 집 관련 목공 및 정리 방법을 익히는 시간이 필요했고, 결혼식 2주 후에는 가사 및 요리법을 익혀야 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스킬 트리를 올리느라 혼이 나간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되었다.
처음에는 한참 반찬을 하다가 밥을 올리지도 않은 것을 알고서는 반찬을 다 만든 후 밥을 짓고 식어가는 반찬과 뜸도 들지 않은 밥을 기다리다 빨래를 돌리지 않은 것을 발견하는 식의 실수가 계속되었다. 그래도 한 2주 정도 하니 이젠 정신을 놓고 있어도 밥을 짓고 반찬을 챙겨 먹을 정도가 되었다. (주말부부란 이래저래 재미 없다.)
집 0.1부터 파란만장한 기간을 거쳐 드디어 집 1.0 베타를 런칭하고, 클로즈드 베타 형태로 여러 손님을 초대해서 실습-_-등을 마쳤다. 열흘 정도 후면 집 1.0 정식을 런칭하고 집들이를 할 상황이 될 것 같다. 논문 두 편과 텍스트큐브가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