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빚어내기/살아가기 | 2004/11/11 02:34 | inureyes
비가 무지하게 왔다.

비가 와서 (또는 귀찮아서일지도 모른다) 태권도를 가지 않고 대신 지하 운동실에서 덤벨이니, 걷기 기계니 같은걸로 운동했다. 운동 할 적에도 밖에 번개가 번쩍번쩍 거렸다. 끝마치고 올라오니 비가 조금씩 많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어차피 옷도 빨아야 하는데 덥기까지 해서 잔디밭에 나가서 은진이랑 개굴개굴 하면서 비맞고 놀았다. 갑자기 엄청나게 내려서 개골개골 팔짝팔짝 하였다. 기숙사 방으로 돌아와서 샤워하고 빨래하였다.

동장님 여동생이 학교에 놀러와서 휴게실에서 여러 잡담을 하며 지환이형이 만들어준 커피를 마셨다. 채현이가 양자숙제하러 왔다가 잡혀서 기타로 몇 곡을 노래했다. 물마시러 온 양양도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였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고, 사람들을 구경하고, 새벽까지 연주를 들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평범한 날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느낌의 날.
아이같이 주절거리지만 막상 저런 이야기들을 적는 사람은 미소짓고 있는 중이다.


하늘을 똑바로 쳐다보면 매일 길쭉하게만 보이던 비가 자신을 향해 꽂혀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엇이든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고, 어떤 시간이든 살아가는 마음에 따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O ME! O life!... of the questions of these recurring;
Of the endless trains of the faithless—of cities fill’d with the foolish;
Of myself forever reproaching myself, (for who more foolish than I, and who more faithless?)
Of eyes that vainly crave the light—of the objects mean—of the struggle ever renew’d;
Of the poor results of all—of the plodding and sordid crowds I see around me;
Of the empty and useless years of the rest—with the rest me intertwined;
The question, O me! so sad, recurring—What good amid these, O me, O life?

Answer.
That you are here—that life exists, and identity;
That the powerful play goes on, and you will contribute a verse.

Walt Whitman - O Me! O Life!


어제 영어 프로그램에 가서 본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오른다. (VideoCD가 세상에 나왔을 때 벼르고 있다가 처음 산 타이틀이었다.)

자신의 배역과 연기는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관객은 자신뿐이거든. :D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4/11/11 02:34 2004/11/11 02:34
트랙백이 없고, 댓글 2개가 달렸습니다.
ATOM Icon 이 글의 댓글이나 트랙백을 계속 따라가며 보고 싶으신 경우 ATOM 구독기로 이 피드를 구독하세요.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s://forest.nubimaru.com/trackback/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