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때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고역이었답니다. 아침마다 열심히 힘내는 알람과, 첨엔 관심을 가져주다가 나중에는 간단히 무시해버리는 나아쁜 주인. 결국 시계들은 맨날 백만 스물하나, 백만 스물둘... 하다가 지고선 픽 서버렸어요. 그럼 바보주인은 학교다녀 오는길에 빠닥빠닥한 에너자이저를 사서 다시 넣어주곤 했지요.
알람시계들은 나중엔 군단을 형성했습니다. 한명이 따르릉- 울리면 잠시후 다른 하나도 따르릉- . 첨엔 주인이 잘 일어나다가, 나중에는 결국 다시 무시. 시계들은 잠깨우는걸 포기했대요.
그 래도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야 하는 주인. 어느날, 읽을 책이 없던 주인은 방에 있는 전기장치들의 설명서를 하나하나 읽다가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CD카세트에 예약기능이 있네? 하고서는 알람대신 예약방송으로 벨을 대신하려는 생각이 들게 된거죠. 그래서, 라디오를 맞추어 놓고, 담날 일어나려고 했대요. 근데... 못일어났죠.
계속 틀어놓던거라 채널이 93.1Mhz였거든요.(아는 사람은 다 아는 채널입니다만-) 라디오는 음질도 별로 안좋고, 아침에 깨기에는 별로라는 생각이 든 주인은 결국 CD로 잠을 깨보려고 합니다.
여러가지CD를 틀었답니다. 그에 따라 멀쩡하던 CDP도 조금씩 우울증을 띠게 되었대요. 어느날, 주인은 CD 한장을 실수로 넣고 자게 됩니다. 글구, 그 CD는 거의 1년가까이 아침마다 빙글빙글 춤을 추어야 했답니다.
... 주인은 기절하는줄 알았대요. 어디선가 "우어어어어어어-" 하는 소리가 나서, 확 일어나서 두리번 두리번. '어디 사람 죽었나!!' 그런데 알고보니 CD소리였대요. pantera의 4집앨범으로 주인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환경에 적응하면서 인간은 살아가는 거겠죠? ^_^ 아침마다 고통속에 잠을 깨는, 아니 깨게 되는 주인은, 오랜 시간이 지나자 또 다시 CDP를 무시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노래의 특성상 CD가 재생중일때는 절대 잘수가 없기 때문에, 일어나서 끄고 또 자는 풍경이 시작되었지요. 나중에는 몽유병처럼 "우어어어어어어-"소리에 맞추어 자동으로 일어나서 눈도 안뜨고 CDP를 끄는 경지에 다다랐대요.
그러다가, CD가 바뀌었대요. 글구 아침마다 편안하게 잠을 깨게 되었다는 주인입니다. 새 CD이름은 이승환의 'His ballad'였대요.
믿을 수 있나요??
행복과 또 다른 행복과의 경계, 그리고
치료되지 않을듯한 우울들^_^(그런데 알고보면 별 것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