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논문을 읽을때면 느끼는 것 하나. 시간이 흐를 수록 지식의 누적 정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방대해진다. 사회는 통합적인 사고를 하는 인간형을 말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수명과 시간의 한계로 실질적으로 여러 분야를 최전선까지 파고 들어간 인간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새로운 분야의 등장 또한 갈수록 많아진다. 조금 먼 예로는 분자 생물학이, 가까운 예로는 경제 물리학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분야의 등장은 대개 두 분야간의 융합으로 여겨지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기반이 된 분야들이 새 분야에서 형성하는 주종 관계를 명확히 정의할 수 있다. 분야 두 개의 이름으로 지칭되는 대개의 학제간 파생 분야는 한 쪽의 방법론을 다른 쪽의 이해를 위해 적용하는 경우들이다.
이러한 분야들의 경우 '두 분야의 융합'이라고 불릴 수 있는가? 시간이 오래 흐름에 따라 아이덴티티가 확립된 예로 분자 생물학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합적인 사고를 깊이있게 하는 인간형이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분야의 융합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학문들은 서로의 방법론을 주고 받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자아를 가진 학문이 태동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불가능한 일로 판명된다.
리뷰 논문을 하나 덮으며 어쩌면 통합적 사고는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