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초에 구입한 맥북 에어를 사용하고 있다. 2008년 맥북 에어 사용기 링크  맥북 에어는 ‘들고 다닐만한 매킨토시’로서 굉장히 유용한 노트북이었다. 그렇지만 발열 문제를 둘러싼 고생을 했었고, 느린 속도를 커버하기 위하여 SSD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힌지 (상판과 하판을 잇는 부분. 모니터 접히는 부분) 의 제품 불량 리콜로 상판을 교환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맥북 에어 4세대가 발표되었다.

11인치 맥북 에어를 주문 사양으로 CPU를 1.4GHz에서 1.6GHz로, 램을 2기가 바이트에서 4기가 바이트로 올려 주문하였다. 11인치와 13인치 사이를 저울질하다가 13인치의 경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고, 2년 반동안의 경험 끝에 맥북 에어는 휴대성이 생명이라는 생각 끝에 11인치로 결정하였다.

아래는 기존에 사용하던 맥북 에어 1세대와 새 맥북 에어 4세대의 비교를 중심으로 한다. 2세대와 3세대로부터 개선된 점들은 (안 써봤기 때문에) 다루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명 '양철 도시락'

보기에 달라진 점

11인치 맥북 에어는 생각보다 크다. 기존의 13인치 구 맥북 에어와 나란히 높으면 가로 길이는 약 2cm, 세로 길이도 약 2cm 정도의 차이가 있다. 트랙 패드의 넓이는 거의 동일한데, 기존에 기계적으로 눌리던 버튼 부분이 다른 맥 노트북들처럼 강화유리 아래로 들어가서 버튼만큼이 줄어들었다. 다른 노트북들 두 배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하면 기존 맥북 에어에 비하여 조금 좁게 느껴진다.

키보드는 펑션키가 얇아졌다는 점 빼면 풀사이즈 키보드. 2008년의 맥북 에어 1세대 사용기에도 적었듯이, 맥북 에어의 매력 포인트 -풀 사이즈 노트북/데스크탑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 를 그대로 살려냈다.

resize_image

맥북에어 1세대 13인치, 4세대 11인치, 아이패드 1세대.

resize_image

맥북에어 1세대 13인치, 4세대 11인치 비교.

모니터 베젤 (화면을 둘러싼 테두리 영역) 의 경우 11인치 맥북 에어가 13인치 구 맥북 에어에 비하여 조금 더 넓다. 구 맥북 에어에서 카메라 양옆으로 자리잡고 있던 광량 감지 센서와 마이크는 보이지 않게 바뀌었다. 이어폰 포트가 기존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USB 포트가 왼쪽에 하나 더 생겼다. 오른쪽 포트는 iSight 카메라와 버스를 공유하고, 왼쪽 포트는 독립된 버스이다.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한다면 왼쪽 포트에 연결하는 것이 나을 듯.

resize_image

11인치 4세대 맥북 에어 옆면.

resize_image

13인치 1세대 맥북 에어. 포트가 보통때 드러나지 않는다.

아랫판은 엄청 달라졌다. 기존 맥북 에어의 하판 곡선이 U 형이라면, 새 맥북 에어는 LI 형으로 각지게 생겼다. 의외로 두께는 크게 얇아지지 않았는데, 사실 기존의 맥북 에어도 깎을 대로 깎은 디자인이라 그렇다. 그래도 하판의 경우 앞부분이 약 2mm까지 얇아졌고, 나란히 놓으면 1세대 맥북 에어의 뒤가 조금 높음을 볼 수 있다.

resize_image

앞면 비교. 2mm를 줄이려고 개발자들은 얼마나 고생했을까.

resize_image

뒷면 비교. 1세대 13인치가 살짝 높다. 실제로 써보면 앏다고 느끼는건 두께보다는 그립감에서 비롯된다.

키보드에서 더이상 빛이 나지 않는다. 밤에 노트북만 켜 놓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 아쉽다. 앞부분이 기존 모델보다 얇아져서 현재 동작중임을 표시하는 흰색 LED가 사라졌다. 모든 모델이 SSD라, 덮었을 때의 상태를 굳이 표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덧붙여 IR 단자가 사라져서 애플 리모트를 사용할 수 없다.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는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의 앱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안이 달라진 점

램은 주문을 따로 해서 2기가에서 4기가가 되었으며, CPU 클럭은 기존에 사용하던 13인치 구 맥북 에어의 1.6GHz와 동일하다. 11인치 새 맥북 에어와 13인치 기존 맥북 에어의 CPU 버스는 800MHz로 동일하지만, 램의 대역폭이 667MHz DDR2 에서 1066MHz DDR3로 변경되었다. 이는 기존의 1세대 맥북 에어가 메롬 기반의 커스텀임에 비하여 4세대 맥북 에어의 CPU 플랫폼이 펜린 기반인 점 때문이다. (4세대 13인치 맥북 에어의 경우 CPU버스도 1066MHz라고 한다.) 자세한 CPU 관련 내용은 과감히 생략. 궁금한 경우 검색하면 쏟아진다.

새 맥북에어의 SSD는 1세대 맥북 에어의 ZIF 버스와 달리 내부 버스가 SATA이지만 여전히 하드웨어적으로도 TRIM을 지원하지 않는다. 맥에서의 TRIM 지원은 레퍼드 이후 변경된 HFS+ 의 특이한 점들 때문에 쉽게 도입되기 힘든데1, 일단 4세대 맥북 에어의 하드웨어도 TRIM을 지원하지 않는걸로 보이기 때문에 이후 OS에 TRIM이 도입되어도 TRIM 지원은 힘들듯 하다.

resize_image

TRIM support : No.

덤으로 기존 맥북 에어 1세대와 비교하여 그래픽카드가 인텔 X3100에서 엔비디아 320M으로의 변경이 있었다. 둘 다 보드 내장형 그래픽카드라, 별도의 그래픽 보드가 있는 경우와 비교하면 성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인텔 내장 그래픽카드는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고, 엔비디아 내장 그래픽카드는 그래도 3차원 화면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그래픽 코어가 엔비디아로 바뀐 덕에 1세대 맥북에어와 비교하면 새 맥북 에어는 풀HD 동영상 하드웨어 가속이 제대로 지원된다.

사용하며 느끼는 달라진 점

들고 다니기에 무난한 무게와 사이즈가 되었다. 노트북이 좀 길다는 느낌이 드는데, 13인치에 비해서 훨씬 직사각형 모양이다. 아이패드와 함께 놓으면 높이는 비슷한데 길이가 길어서 아쉽게도 아이패드 가방에 넣으면 끝이 튀어나온다.

resize_image

아이패드 가방에 넣으니 위가 살짝 튀어나온다. 이년 반동안 찾아헤매던 달랑달랑 메신저백이 될 수 있었는데. 아쉬워라.

돌려보았을 때 달라진 점들이 여럿 있다. 그 중에 강렬한 몇가지만 정리해본다. 우선 빠르다. 1세대 맥북 에어도 SSD로 업그레이드 했지만 그것보다도 빠르다. 램 대역폭 빨도 있고, SSD 버스 성능도 이유가 될 것이다. 내장 하드 디스크에 설치된 프로그램의 경우, 대부분 한번 아이콘이 튀어 오르고 실행된다.

그래픽 코어가 좋아져서 그런지 아이콘이 여러 창을 익스포제할 때 훨씬 부드럽다. USB 포트가 하나 늘어서, 외장 하드디스크에 아이튠즈 라이브러리를 넣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싱크하는 경우 기존에는 하나의 허브를 통해서 싱크하느라 버벅거렸는데 그런 부분이 포트 추가로 해결되었다. 맥북 에어에서 아이포토나 아이튠즈 라이브러리를 크게 쓰는 사용자들에게는 외장 하드디스크가 필수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USB 포트가 늘어난 것은 큰 개선점이다.

화면 픽셀 크기가 작아져서 글씨들이 전반적으로 좀 작게 보인다. 웹브라우징의 경우 멀티터치로 화면을 확대해 보는 것이 일상화되지 않을까 싶다. 맥북에어 1세대 초기 모델에서 종종 보였던 LCD의 그라데이션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인데, CPU를 아무리 혹사시켜도 안 뜨겁다. 이게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지는 1세대 맥북 에어 유저들만 알 수 있을 듯. 뜨뜻 미지근하지도 않다. 그냥 미지근하다. 패러렐즈를 돌려도 미지근하다. 그냥, 미지근하다. smcfancontrol 이나 iStat를 통해 팬속도를 조절하며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 coolbook이 필요 없다. 이 부분은 2세대나 3세대 맥북 에어 사용자들도 모르는 1세대 사용자만이 받는 감동일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쿨링 소리 죽이는데! (언젠가 찍은 맥북에어 1세대 스크린샷.) 4세대에선 그저 지나간 옛일.

결론

1세대 맥북 에어에서 지적되던 점들을 2,3세대에서 많이 개선했다고 하지만 2세대나 3세대를 써 본적은 없어서 이번 4세대 맥북 에어에서 변화를 더 크게 느낀 것 같다. 새 디자인으로 나온 4세대 맥북 에어는 문제점을 거의 다 개선한 완전판으로 느껴진다. 문득 2년동안 마루타 생활을 한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 IT에서의 시간은 워낙 순식간에 흐르니 그러려니 하는 중이다.

서브 노트북으로서는 기존 맥북 에어들도 충분하기 때문에 기존의 2,3세대 사용자들은 굳이 4세대로 갈아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3인치가 크다 싶은 사람들은 11인치를 고려해 볼 수도 있겠지만, 생각만큼 확 작아지지 않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할 듯 싶다. SSD 모델이 아니거나 1세대 맥북 에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업그레이드를, 램이 많이 필요한 작업을 하거나 가상머신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램 업그레이드를 한 모델로 사양 변경 주문을 고려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출장 중 야간 이동이 잦거나 집에서 야간에 노트북을 많이 쓰는 경우 키보드 백라이트가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절대적으로 공간 부족+발열이 원인으로 보인다) 단점을 찾아서 적어 보려니, 맥북 에어 1세대를 계속 써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강조하는 중인 것 같아서 이정도로 마무리 지어본다. (새 맥북 에어는 아내가 쓸 예정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1. 레퍼드/스노우 레퍼드 이후의 HFS+ 파티션은 엄청난 발전이 있었지만, 동시에 TRIM 지원을 어렵게 만들었다. per-file compression / HFS+ 등으로 검색해 볼 것.
2010/11/04 13:26 2010/11/04 13:26
트랙백이하나이고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ATOM Icon 이 글의 댓글이나 트랙백을 계속 따라가며 보고 싶으신 경우 ATOM 구독기로 이 피드를 구독하세요.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s://forest.nubimaru.com/trackback/2041386
  1. Samuel의 생각

    Tracked from icksishu's me2DAY 2010/11/09 09:41

    맥북 에어 사용기 (2010년 11인치)부럽기만 하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