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하면 떠오르는 fraunhofer사에서 드디어 5.1채널을 지원하는 mp3규격을 내놓았다. 로열티만으로도 엄청난 돈을 번 회사가 그 다음 세대의 포맷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일이다. 이로써 mp3도 5.1채널 사운드를 포함하는 다양한 멀티미디어에 대한 표준기술로의 채택에 한걸음 다가가겠지.
주소 : http://www.iis.fraunhofer.de/amm/download/mp3surround
기술은 끊임없이 진보한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한다고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이 갑자기 도약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기술은 세상을 앞서 나온다. 그리고 그 기술이 상용화가 가능해져야 그 기술은 사용자들에게 느껴지는 진보가 된다.
내가 mp3를 처음 들었던 것이 1995년이다. 당시 cd의 노래 한 곡을 mp3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cd의 곡을 wav로 만든 후에 인코더를 사용하여 그 파일을 mp3로 만들어야 했다. 도스모드에서 4분짜리 곡을 인코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Pentium 166mhz기준으로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이게 과연 널리 쓰이게 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mp3 규격은 1988년에 나왔다. 1988년의 컴퓨터는 위에서 이야기한 컴퓨터들하고는 전혀 거리가 멀어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는 Apple II나 MSX기반의 8비트 컴퓨터였다. 물론 XT나 AT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널리 쓰이는 컴퓨터는 아니었다. 그 당시에 지금 쓰이는 mp3의 압축규격이 만들어졌다.
당시에 그 규격과 방식을 개발하면서 개발자들은 mp3포맷이 실제로 쓰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을까? 유명한 몇몇 이야기들이 있다. 소설 제목은 잊어버렸으나 70년대의 어떤 SF 소설에서 달기지를 관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반란을 일으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컴퓨터의 용량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자그마치 200메가 바이트였다. 이것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빌게이츠는 640킬로바이트 이상의 메모리를 일반 사용자가 쓸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었다. (200메가 바이트는 일반 CD의 1/3정도의 용량이고, 640킬로바이트는 현재의 플로피디스크 반 장이다.) 역시 당시의 개발자들이 대박을 예감하고 그 규격을 창안했는지는 물어보지 않는 한 모를 일이다.
어느 순간 mp3는 폭발해버렸다. 광케이블이 놓이기 시작하더니, mp3파일을 주고 받는 시간이 빨라졌다. 컴퓨터들은 mp3를 돌리면서 다른 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좋아졌다. 심지어 이제는 mp3를 만드는 시간이 재생하는 시간보다 몇 배나 짧다. 기술은 서로 연결되어 발전한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하였을 때, 핸드폰 회사에서 찾아와서 핸드폰 로드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보이던 핸드폰들은 당시 참석자의 말을 빌면 6개월 정도 후에 세상에 나왔고, 역시 그 후 6개월 후에 시장에서 사라졌다. 기술은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발전한다. 1991년, 컴퓨터로 '스트리트파이터 2'와 같은 정도의 음악과 그래픽을 갖는 게임이 이식 가능한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던 케텔코텔시절을 생각해보면 -당시의 결론은 5~6년 정도 안에는 다운이식은 가능하다였다- 세상이 돌아가는 속도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 우리가 5년후에 쓸 기술들의 몇몇 부분은 이미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사용자의 입장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 시간이 되어보면 신기술에 환호할 뿐이다. 2000년 후반에 친구들과 xml의 실용화에 대한 논쟁을 하였다. 그리고 2004년에 와서 xml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을 본다. 미래는 되어 봐야 안다고 하지만 미래를 짐작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길지는 않지만 기술에 한해서는 그 앞의 벡터는 현재보다 약간 길게 튀어나와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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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2/04 inureyes 5.1채널 mp3와 기술의 진보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