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여섯의 한 해도 벌써 반환점을 앞에 두고 있다. 방학답지 않은 방학이 시작되었고, 연구참여생들을 성실한 삶으로 인도하기 위한 계획도 시작되었다. (지론이지만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할 수 있었고 했던 것들은 대학생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모 군은 비뚤어진 생각에 주윗 사람들을 빡빡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즐거운 시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시간 보다는 괴롭지만 남는 것이 있어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좋지 않을까? 적어도 이 더운 여름에 포항에 남기로 결심한 학생들에게라면 그정도는 당연히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막 첫번째 abstract를 쓰고 마무리했다. 그동안 이것저것 많이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딱 집고 결론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첫번째 연구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썼던 제안서와 논문의 흐름을 타고 있으면서도 약간은 다르다. 돌아보면 뭐라 집어 이야기할 수 없는 연구의 길이다.
돌아보면 참 희한한 인생이었다. 정호재 기자님이 인터뷰할 때 인생 이야기를 물어 대답하다 보니, IT 쪽 이야기만 생각해봐도 희한한 길이었다. 다른 쪽에서 바라본 내 인생과 함께 생각해보면 더 희한하구나. 특이하다면 특이하지만 재미있다면 재미있는 인생을 살아왔다. 어쩌면 지훈의 말마따나 그 길 자체가 자신에겐 프라이드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