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나간 김에 사진을 찍다가 디지털 카메라가 죽었다. 이전부터 화면이 찌그덕거리며 잘 나오지 않아 몇 대 치곤 했는데, 이제는 부팅이 되면 잠시 후에 자동으로 꺼져버린다. 배터리가 다 된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고칠 수도 있겠지만 수리 비용이 더 많이 나올 것 같아 그만두기로 하였다.
동생이 군대 갈 때 사용하기 시작한 후로 오랜 시간동안 기억을 만들어준 사진기인데 아쉬웠다. 기록수는 예전에 만 장을 넘어갔지만 동생이 찍은 양이 있으니, 거의 만여장을 찍었다.
하루 10분 턱걸이가 아무리 효과가 없을 것 같다고 해도 한 달이면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 낸다. 장난처럼 찍어댄 만 장의 사진은 어느새 사진 잘 나온다를 넘어 사진 잘 찍는다는 소리를 듣게 해 주었다. (그래봐야 50장에한 장 잘 나오려나.)
무엇이든 만난 후에는 헤어지게 마련이다. 사람도 그러한데 물건인들 오죽하랴.
A60씨 그동안 수고하셨수. :)
카메라
인생의 외부 기억장치.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있으면 무조건 찍어댄다. 처음에는 만 장을 찍어야 오십장이 마음에 들더니, 요새는 천 장 찍으면 스무장은 마음에 든다. 기억도 세월의 다스림 속에 경험이라는 필터를 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