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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어내기/생각하기 | 2009/03/04 22:40 | inureyes

저녁을 먹으며 잠시 본 '우리 결혼했어요' 라는 TV 프로그램의 마무리 음악으로 나오는 노래가 매우 익숙하였다. 아... '불후의 명곡'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놓은 노래 중 하나였다. Green day의 'American Idiot.'

Don't wanna be an American idiot. / Don't want a nation that under the new media. / And can you hear the sound of hysteria? / The subliminal mindfuck America.

Welcome to a new kind of tension. / All across the alien nation. / Everything isn't meant to be okay.

Television dreams of tomorrow. / We're not the ones who're meant to follow. / for that's enough argue.

리듬이 경쾌하기는 하지만, 이런 노래를 배경으로 쓰면 모 분께서 싫어하실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사회의 프레임이 얼마나 경직되고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일게다. 적어도 미국은 부시가 대통령인 시대에도 (가수들이 모여서 대통령을 대놓고 까는 앨범을 만들어 팔 정도로) 모두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비판할 수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는 현실을 보니 진정한 압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이라는 오래된 말이 떠오른다.

American Idiot 앨범 자체도 명반이지만, Green day가 부른 'Favorite Son' 도 명곡이다. 'Rock against Bush' vol.2 에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1,2집 모두 추천하는 음반인데, 지금도 재고가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다.

*

다른 이야기. 가사를 알았다면 과연 저 노래를 남녀 모임 프로그램의 배경 음악으로 썼을까? 프로그램 피디의 성향을 모르니 삽입곡이 풍자나 비꼼을 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마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저 노래가 나온 이유는 팝에서 가사를 거세해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곡조'에만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뭐, BGM이니까.)

그러면 그 노래는 청중에게 원래 전달하고 싶은 만큼의 내용을 전달했을까? '청자'의 관점에서 해석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안치환의 노래에서 가사를 빼면 그것은 안치환이 진정으로 부르고 싶던 노래일까? 루시드폴의 '사람이었네' 에서 가사를 뺀 노래는? 지미 핸드릭스의 69년 우드스탁에서의 미국 국가 연주 같은 경우는 일부를 취사선택할 수 없으니 그대로 이해될 수 있지만, 그것도 시대적 배경과 국가적 조건 하에서만 가능하다. 가사있는 노래에서 일부일 뿐이라도 원래의 의도를 다 담을 수 있는 그런 예를 찾을 수 있을까?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표는 어느 정도인가? 한 예술 작품이 일부일 뿐이라도 상관없이 오롯하게 판단된다면, 그 구성 요소의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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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4 22:40 2009/03/0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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