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과정은 다양한 의사 결정 과정의 연속이다. 다양한 역할은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의사 결정을 요구한다. 결정을 위해서는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고민 끝의 결정은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는 "책임"이다. 책임은 결국 어떤 가치에 대한 나의 반응이다. 무엇에 대한 책임인가 자문했을 떄 떠오르는 것은 학문에 대한 책임, 믿음에 대한 책임, 사람에 대한 책임 정도이다. 이 세가지를 생각하는 것은 아마도 그에 나의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치는 책임을 불러오고, 책임에 대한 행동 방향은 역할에 따라 충돌한다. 역할 갈등은 항상 일어나며, 삶은 균형을 끊임없이 잡아 나가는 과정이다. 스스로의 갈등을 잡아나가는 과정을 의사 결정으로 추상화한다. 이 과정에서 역할 갈등은 논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형태가 된다.
세상에는 일기, 사진, 일정표, 노트 등 자신을 비추는 다양한 종류의 거울이 있다. '의사 결정 기록'은 어떠한 방향으로 결정을 했으며, 그 결정을 통하여 얻어지는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게 한다. 많은 사람이 기록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는 역할마다 의사 결정 기록을 남기고 그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귀중하게 생각하는 기록이다.
많은 종류의 기록 중 한 가지 주제나 역할에 대하여 자신이 대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추적할 수 있는 기록은 의사 결정 기록이 가장 알맞다고 생각한다. 그 기록은 스스로의 갈등에 대한 기록이며, 당시에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내가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보여주는, 역할 갈등에 대한 기록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종류의 기록들에서는 총체적인 나를 발견할 수 있지만, 의사 결정 과정의 기록에서는 분절된 나 사이의 충돌을 읽을 수 있다.
내일 논의할 내용들 때문에 관련 의사 결정 기록을 읽다가 '왜 이런 기록을 남기는지' 잠시 적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