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web 2.0은 마치 형태가 있는 단어처럼 쓰인다. 익숙한 숫자의 개념과 친숙한 단어가 만났으니 이러저러하게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web 2.0이라는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 개념인가? 이에 대한 논의도 있으며,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그런 식으로 단일화된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세일즈 포인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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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포탈이 원용하고 있는, 어떠한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그를 만족하면 web 2.0이라는 식의 접근은 본말이 호도된 방식이다. 애초 web 2.0은 세일즈 포인트로서 시작된 단어이며, 현재의 시점에서 변혁을 유도하는 기업 또는 프로그램들이 보이는 공통된 속성을 묶은 말이다. 그 개념 안에는 많은 의미가 들어 있다.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IT기업의 성장과 적응이라는 면에서만 보도록 하자. 결론만 바로 말하면, 기존 수익모델에의 집착이라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기존의 사업체들은 그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 거대 IT 기업들이 대세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두가지 중 하나가 반드시 필요하다. 엄청난 자금력, 또는 배타적 기득권의 포기이다.
이전에 존재하던 IT 사업체들의 수익모델로는 더이상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시대가 오고 있다. 그 변화를 가장 빨리 잡고 있는 기업체는 Microsoft 와 google 이다. 서로 다른 방법이지만 결론은 동일하다. 대표적인 예로 http://live.com 과 http://google.com/ig 을 보라. 거쳐온 과정은 달라도 최종적인 결과는 동일하다. 수익모델에서도 이들은 비슷한 결론을 향해 가고 있다. Microsoft가' 제품의 판매'에서 '서비스의 판매 및 제공'으로 초점을 이동하고 있다면 google은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참여형 광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달라보이지만 양쪽 모두 더이상 '웹 위의 정보 집합체 및 도구가 영속적이지 않다'는 개념으로의 전환에 기반하고 있다.
차이는 있다.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Microsoft가 잃을 것이 많다면, google은 잃을 것이 없다는 점이다. Microsoft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와 팀을 만들고 시작한다면, google은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공개해 버린다. Microsoft는 자사의 레거시를 유지하고 제품들의 연관성을 이용하여 유저들을 유지하기 위하여 굉장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google은 그렇지 않다. 누가 이길까. 결과는 이미 나와있다. 애초에 웹은 그냥 웹이지, 10년전에 Microsoft가 꿈꾸던 MSN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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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프랜차이즈로서의 web 2.0이 아닌, 실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어렵지 않다. 단지 10년 전으로의 회귀이다. web 2.0이라는 말의 2.0은 버전 숫자라기보다는 회전(回轉)의 의미이다. 패션의 유행은 30년마다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한 세대가 30년이라면 세대가 지날 때 즈음 과거에 대한 기억이 대부분 사라지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마도 웹은 10년에서 11년이 한 주기일 것이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 계산하면 10년이면 PC의 성능이 100배 높아지기 때문이다. 열 배라면 기존의 방법들이 적용될 수 있지만 백 배라면 변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변화에 대한 수많은 방법론과 수많은 사설들이 있다. 간단한 변화의 시작을 돌려 말하는 수많은 방법들이다. 새로운 환경의 발판과 새로운 전쟁의 시금석이 된 firefox browser는 web2.0이라는 거창한 말 뒤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어떠한 변화가 올 것인지 처음부터 말하고 있었다. 1.0이 나오면서 다운로드 배너에 걸려있던 간단한 문구.
"Take back the web"
이 말 한마디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과 기업은 살아남아 2016년의 새로운 전투를 맞이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사라질것이다. 지금 보기엔 몇몇 기업과 개인만이 이해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박 껍질에서 단 맛을 찾아내기 위해 열심히 핥고 있는 중이다.
팀 버너스-리가 주창했던, 모든 사람이 주체자이며 서로가 쌍방으로 연결된 웹과 지금의 단방향으로의 웹, 그리고 앞으로의 웹과 그 위의 사람들을 읽어내라. 언젠가부터 공유자가 아닌 소비자가 되어버렸으며, 곧 변해가야 할 자신의 위치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