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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5/01 inureyes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빚어내기/생각하기 | 2005/05/01 06:30 | inureyes
바둑이 있다. 판 위에 줄을 긋고 검정색 돌과 흰색 돌로 승부를 가르는 놀이이다.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짐작으로만 알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지나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놀이이다. 비슷한 놀이로는 체스도 있고, 장기도 있다. 이러한 놀이를 직접 즐기기도 하지만 프로 기사들의 경기를 즐기기도 한다.

많은 종류의 보드게임들이 있다. 위에 나열한 놀이들보다 더 진보된 규칙들로 만들어졌고, 게임 자체도 컬러풀하고 깔끔하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보자. "왜 바둑이나 장기를 해? 더 재미있고 발전된 보드게임을 하면 되지. 몇천년이나 된 나은 점을 찾기 힘든 그 단순한 놀이를 계속하는 이유가 뭐야? 하여튼 사람들이 이상하다니까."

바로 모자란 사람 취급 받을 것이다.

어째서 바둑이나 장기가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을까? 그 이유로는 '최초'가 가져온 개발 당시의 확산력과 함께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는 '단순함'이라는 도구의 편리함이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놀이를 함께 즐기며 쌓아온 묘수나 규칙등 사람이 더한 시간의 무게도 이유가 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있다. 8년 전 처음 나왔을 때 당시로서는 최초였던 많은 점이 주는 상식파괴에 놀랐었다. 그리고 8년이 흘렀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스톱을 못치는 사람은 있어도 스타크래프트를 못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가 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스타크래프트가 아직까지 인기를 끄는 현상을 기형적인 한국 게임계를 만들어 낸 이유로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초에 스타크래프트는 다른 게임들과 같은 파이를 공유하는 게임이 아니었다. 장기때문에 보드게임이 팔리지 않는다는 소리를 백날 해봐야 설득력이 없다. 차라리 인터넷 고스톱때문에 FPS가 잘 팔리지 않는다는 말이 더 설득력있게 들린다.

스타크래프트 때문에 다른 게임들이 망한 것이 아니라, 스타크래프트 덕분에 커진 접근성을 (게다가 글로벌 네트워크의 보급이 가장 빨랐던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추어볼때) 제대로 차지못한 게임 업체들이 어리석다고 가끔 생각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포스비를 비롯한 몇몇 게시판에는 스타크래프트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낳는, 보드게임을 하기 위해 바둑장기를 하지 말자는 투의 글을 가끔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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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1 06:30 2005/05/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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