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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빚어내기/살아가기 | 2004/11/22 01:32 | inureyes
석달째 논문쓰는 중이다. 엄밀히 말하면 논문을 쓰기 위한 주제 제안 후 사고와 실험과정 중이다.

자기 직전까진 좋았다가 갑자기 관련된 생각이라도 나기 시작하면 미치는 것이 논문쓰기이다. 예전에 지환이형이 처음 룸메이트가 되었을 때,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고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돌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당시엔 '와, 인도네시아 사람들 엄청 공부 열심히 한다! (후에 알게 되었지만 이 상상에는 엄청나게 잘못된 정보로 인한 유추가 있었다)' 고 생각하였다. 지금 와서는 약간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미친다.

논문의 주제는 네트워크에 관련된 이론이다. 물리학과와 컴퓨터공학과 이렇게 두 개의 학과를 가지고 있으니 그 가운데서 연관 있는 것들이 많이 떠오른다. 그 중 하나는 양자컴퓨터에 관련한 오토마타및 구현이고, 하나는 여러 객체를 묶었을 때 발생하는 현상에 관한 네트워크 이론이다. 양자 컴퓨터에 관해서는 재작년 여름방학과 작년 여름 방학때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아직까지 내가 직접 다룰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네트워크 이론에 집중하고 있다.

자세히 설명해보자면 (나하고는 맞지 않게!) 수학이 많이 동원된다. 그냥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면 2000년대 이후 네트워크에도 어떠한 질서가 있다는 가정들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아직 파이겐바움 상수만큼의 확실성을 가진 일관성은 보이지 않지만 그러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애초의 내 접근은 컴퓨터에서 널리 쓰이는 P2P 네트워크가 인간이 거시적으로 다룰 수 있는 유용한 네트워크의 예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였다. 불확정성 원리에 의하면 모든 상태를 동시에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많은 수의 개체일 경우는 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P2P의 경우 내 가정에 의하면 그러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계이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내가 만든 연결 로그 수집 플러그인을 자신들의 emule에 깔아줄 리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은 P2P 네트워크 뿐만이 아닌 비슷한 네트워크에 숨겨져 있을 어떠한 성질에 집중하고 있다. '왜 네트워크는 연결이라는 한가지 점에 의하여 공통점이 생기는가?' 에 대한 답으로 하나의 가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수학적으로 analytic한 증명을 이끌어 낼 수가 없는 문제였다. 설명은 이산확률에 몇몇 아이디어를 연결시키면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장난감 모델이 될 뿐 증명할 수가 없다.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처음 SAS를 이용하여 데이터 처리 스크립트로 테스트하려 했으나 문제가 있어 지금은 보류중이다. 강력한 컴퓨터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증명하기 위한 실험 상수들은 널리고 널렸는데, 막상 이론을 컴퓨터로 시뮬레이팅하기 위해선 보통 컴퓨터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좀 더 나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중이다.

이번달 초에 KSBI 학회를 학교에서 하였다. 생물정보이론에 관한 학회이다. 책자를 받았는데, 다른 것은 기억 안나고 맨 뒷 페이지에 서버 판매 광고만 기억난다. 84개의 2.2GHz 클러스터링, 168개의 cpu 336gb의 메모리와 10TB의 스토리지! 멋지다. 근데 그런건 필요없고 그냥 조금만 더 빠른 컴퓨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더 나은 정규식이나 수학적 방법이 내 머리에서 떠오르든지.

덕분에 가슴속은 답답해져간다.
다른 곳에 화만 안냈으면 좋겠다. 편안하게 편안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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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2 01:32 2004/11/22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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