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
(A geography of time)
로버트 레빈 / 이상돈 역
황금가지
독서일 : 20070906
시간에 대한 생각은 고금을 통틀어 가장 큰 생각의 주제 중 하나이다. 특별하며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며 다양한 분야에서 끝없이 파헤쳐진 시간은 20세기 아인슈타인의 상대론과 함께 갑자기 물질적인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만져지지 않는 개념이 만져지는 개념으로 변하는 과정은 그 과정을 '수학적'이고 '물리학적'으로 이해하는 학자들 뿐만이 아니라 그 이외의 수많은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시간에 대하여 탐독하던 중 레시피가 너무 철학과 사회학 분야에만 치우쳐져 있지 않나 해서 찾아 읽게 된, 심리학자의 시간에 대한 접근을 볼 수 있는 서적임.
내용 자체가 경험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쉽게 쓰여져 있으며, 시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보다는 시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부분을 더 많이 기술하고 있다. (요새 이렇게 '허공답보가 아니라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있는' 책들이 좋아지는 중이다.) 필자가 시간과 문화의 상관관계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인 자전적인 경험에서부터 시작하여, 각 문화권과 그에 의존적인 시간 관념을 크게 둘로 나누는 쪽으로 진행된다. 그에 따른 시간 문화를 정의하고, 각 상이한 문화 사이의 차이점을 비교 대조하는 내용이다.
한 사람이 두가지 시간대를 어떻게 오가면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끝에 언급된다. 사건을 중심으로 한 시간대와 절대적인 규칙이 있는 시간대의 차이가 인간과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에 대하여 기술하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동시에 반성도 제대로 하게 만드는...)
덧) 실험으로 측정한 시간의 속도를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속도가 꽤나 느린 나라 축에 속한다. 일본이나 서유럽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정작 '빠르다'고들 말하는 우리나라는 그다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빨리빨리' 문화가 넘쳐난다고들 한다. 실제로는 빠르지 않은데 그러한 말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왜 우리는 항상 우리들이 '빨리빨리'에 중독되어 있다고 느낀걸까, 알고 있는 걸까, 세뇌 당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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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9/06 inureyes [책] 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