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엽이 하루와 다른 하루의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포항에 왔다. 휴가라 광주에 문근영이 다니는 고등학교를 방문하고 싶어 왔는데 겸사겸사 들린다는 이유로 방문하였다. (광주와 포항이 지리적으로 얼마나 가까운지는 논외로 하자.) 문양이 때맞추어 서울에 있는 바람에 광주 방문 계획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문양 덕분에 먼 곳의 지우를 만나게 되었으니 그 점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하나같이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때, 모든 것들이 고정되지 않고 미끄러지는 시기. 가장 유연하지만 가장 불안정한 시기를 같이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 반쯤 타다만 석쇠구이와 소주를 함께 먹으며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자신들의 현재를 가벼이 반추하였다.
삶을 마주하는 태도에 있어서 가능성의 시기를 한탄하지 말고 목표 없음에 주저하지 말며 예측 불가능에 머뭇거리지 말 것이다.
목이 아파 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보았다.
보름달이 아무리 밝다 하여도 겨울철 별자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청명한 하늘. 눈치채지 못했는데 어느새 가을 한가운데의 새벽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