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불균형. 오늘 아침 엄청난 빚을 안겨주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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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걸고 왔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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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경복궁 주위를 거닐며 알 수 없는 감정의 정체를 고민하였다. 그 감정이 시간이 흐르며 갈수록 명확해졌다. 집으로 돌아오던 때 즈음에는 알 수 있었다. 예전에 경험한 적이 없던 정도로 분노하고 있다. 소리치고 싶은 것을 몇 번이고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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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반댓말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전제주의이다. 현정권이 반민주적이라는 명제는 그래서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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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지했었고, 실망했었고, 그렇게 임기를 마쳤던 분의 마지막 일은 나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대속이었다. 정치적 행위는 민주사회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임을, 그 많은 책과 경험을 통해서도 아직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나보다. 그 핏값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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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인간의 사고의 차원을 넓혀 세상을 다르게 보게 하며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을 이해의 영역으로 인도하는가. 오늘자로 화두가 하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