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나오는데 문득 세탁소에 맡긴 점퍼 생각이 났다. 바지, 점퍼, 스웨터를 지난주 세탁소에 맡겨 놓았는데 오늘이 찾는 날이었다. 오늘도 편의점-도서관-연구실을 거쳐 도로 방으로 돌아오는 일정일텐데 그걸 다 들고 다니기는 귀찮아서 미루려다가, 이런식으로 미루다보면 끝이 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났다. (예전에도 한 3주 정도 옷을 못 찾은 적이 있다.)
어쩔까 하다가 맥북프로가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라고 쓰고 귀찮음 폭발이라고 읽는다) 프로세스 세 개 정도 돌려서 엄청 따뜻하게 만든 다음에 재워서 가방에 넣어 등에 맸다.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등에 따뜻한 맥북을 매고 기숙사를 나섰다. 등은 따뜻한데 배는 춥고, 마치 과메기가 되는 기분이었다.
거북이는 항상 이런 기분인걸까?
세탁소에 가서 옷을 찾아 스웨터를 입고 점퍼를 입고 (바지는 그래도 입고 나갔다.) 도서관에 들러 연구실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