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름이쪄니민영이유상이보다.
27일이 아름이쪄니 생일이라 생일파티 기념으로 우르르. 민영이는 노트북 골라주기로 예전에 약속해서 그냥 모두 같이 연대 global lounge에서 만났다. 학생식당에서 밥먹임당하고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까페가서 죽치고 있었음. 피자헛에서 저녁먹고서 바로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들으러 예전 음악당 가는 바람에 (안 갈수가 없었다. 언제 또 갈수 있을지 모르는데.) 희향이와 윤해는 못만났다. 여자애들 우르르에 한떨기 꽃(-_-)으로 있기도 그렇고. 다른 친구들이야 초 익숙하지만 유상이나 희향이는 그냥 하하-는 하겠지만 하도 안본지 오래되어서 내표정에서 호기심을 지우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들. 모두들 2000학번이니 장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쪄니 결혼하면 애 색깔은 어떻게 나올까- 같은 농담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입사 지원하려면 필요한 것들 이것저것 같은 이야기들도 있었다. 포항에서 공부에 미쳐 사는(아니라고 해도 정말로 그렇게 믿는다.) 내 이야기도 나왔다. 세상을 앞에두고 다들 전쟁중이었다. 아마도 지루한 장기전이 될테지만.
언제부터인가 포항에 정말 가기 싫어했다. 포항에 몇 년을 더 있게 될지 모르면서도 포항에 너무 가기 싫어하니 주윗사람들이 많이들 안쓰러워했다. 그런데 왜 포항에 가기 싫은걸까? 수많은 이유들을 생각해낼 수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찾을 수가 없다.
독선적인 사람으로 가득 찬 것이 싫어서일까 원하는 때에 답을 구할 수 있는 현명한 스승을 찾을 수가 없어서일까 원할때 누릴 수 있는 문화의 향기가 전혀 없어서일까 내 여유와 사고가 빨아먹히는 것 같은 기분이 싫어서일까. 아니 하지만,
자신만큼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해답은 아니지만 길을 의논할 수 있는 스승을 찾을 수가 있고 문화의향기 대신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여유대신에 치열함을 느낄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전의 양면. 양면을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원래 동전은 하나라 한 면을 가지면 다른 면은 당연히 따라오게 되어있다.
인생은 놀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인가 나는 전쟁과 놀이의 경계를 구분지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끊임없이 그걸 생각나게 하는 친구들. 삶은 전쟁이지만 놀이로 만드는 것이 너잖아-고 말하는 사람들. 아아. 다들 팬 해줘서 고마울 뿐이다. 내가 선택한 놀이터니까 -기대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기대에 맞게 만들어 나가면 된다. 그게 자신이든 타인들이든- 이제 좀 즐기자. 언제나 놀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그 놀이 또한 사실은 전쟁인것이다. 아니 보통의 기준으로 말하면 원래 전쟁인데 놀이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또 놀러 돌아간다. 놀다 지치면 다시 올라오겠지. 집에 당분간 떠나 있을테니 작별인사를 하는 중이다.
덧말.
내게 붙는 말이 내가 싫어하는 그 이유로 붙여진 것이 아니라고 말해줘서 고마웠음. 당연하다는 듯이 하던 말이었지만 예전 그 말속에서 내가 느끼던 것은 나에 대한 부정 뿐이었었다.
그러한 기대들 부담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을듯.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모두들 힘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