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비관은 널리 혼동되어 인식되는 개념중에 하나이다. 둘의 차이는 너무나 크지만 그 행동에 대해 개인별로 다른 해석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판은 어떤 물건이나 행동에 대한 가치나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흔히 보듯, 일반적으로 비판이나 비평은 약간의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이는 이미 존재하는 물건이나 행동에 대해서 종래의 개체중심적인 개념이 아닌 객관적인 판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비관은 어떤 사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을 뜻한다. 뚜렷한 근거나 확증이 없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관점에서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사자성어로 '자포자기'와 같은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두 가지 단어가 비슷한 분위기를 띤다.
그렇지만 둘은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다. 비판에는 호오의 개념이 들어있지 않다. 두가지 개념중 하나의 우월성이 결정되어 있는 단어가 아니다. 비판의 성격은 긍정적이다. 긍정을 깨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아가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맹목적인 부정인 비관과는 다르다.
비판에 능한 사람은 쉽게 비관적으로 보인다. 비판의 방향이 올바르다고 하더라도 청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과 많은 차이를 보일 경우 자신의 의견에 대한 비관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성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다른 한 축을 제어하는 감성은 이성에서 나오는 비판을 비관으로 약간씩 틀어버린다.
자신의 의견이 비판인지 비관인지 명확히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의견이 비판인지 비관인지 명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타인의 의견을 수용할 경우에는 이성만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약간의 세차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