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더 되도록 빗속에서 살고 있다.
지난 주말에 집에 다녀와서 비구경을 남들보다 덜 했는데도 기분이 이상하다. 다른 사람들은 더 심할까? 예전에 폭포안에 집짓고 살면 참 시원하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번 경험으로 그 생각의 집속에 방이 하나 추가되었다. '빨래 건조실'
하늘에서 물방울 떨어진다고 하면 그만이지만
온 세상을 호수로 만들어 버릴만큼의 물이 하늘에서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 참 신기한거다. 돼지도 떠내려가고, 소도 떠내려가고, 사람도 떠내려가고...
물을 붓는 속도가 느리니 돼지나 소나 사람이나 그냥 제자리에 그대로 있다. 붓는 양은 비슷하다. 단지 속도의 차이가 홍수걱정보다는 잘 안마르는 빨래 걱정을 하게 만든다.
사실 양은 같은데 말이다.
가끔씩 공간만큼 중요한 무언가를 느끼게 되는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