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다가닥다가닥)

빚어내기/살아가기 | 2004/08/23 03:22 | inureyes
지난 19일에 은진씨와 롯데월드에 다녀왔다. 자이로드롭을 꼭 타 보겠다고 눈을 빛내는 은진씨한테 '나 그거 별론데 타지말자. ('이젠 늙어서 무서워' 가 생략되어 있다)' 고 말하기도 그렇고 해서 흐린 날씨를 믿고서 출발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즐겁게 놀다가 돌아왔지만 갑자기 갠 날씨로 결국 자이로드롭을 타고 말았다(ㅠ_ㅠ).

오랜만에 롯데월드에 오니 시간이 많이도 흘렀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개장하기 이전부터 와 보았는데, 그 당시의 롯데월드가 신선하다면 지금의 롯데월드는 시간이 많이 지나 조금은 시간이 느껴지는 곳이 되어 있었다. 이곳 저곳 깎여나간 조각상들이나, 속성 건성 페인트로 칠해서 너무 채도가 짙은 벽들을 보니 '그렇게 오래 전에 왔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회전목마 앞을 가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뭘 발견했냐면..



매우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걸로 끝이면 좋으련만, 노동현장의 비극은 반전과 대비로 극대화된다.
집에 가는길 출구를 통해 나왔는데, 실내에 장식용 말들이 있었다. 회전목마에 쓰인 말과 재질도 같고 크기도 같은데,

분명 같은 말일진대..


장난감 말들도 저럴진대 사람은 어떠하리오. ...이러니 다들 3D 업종에 종사하려고는 하지 않고 화이트컬러를 목표로 하지. 밖에서 오늘도 남녀노소를 태운채 오르락 내리락 어지럽게 돌아갈 말들에게 묵념하며 롯데월드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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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3 03:22 2004/08/23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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