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물리학같지만 굉장히 노가다에 불과한 계산을 한 번 해본다. 계기는 오손도손 길을 걷다가 '맛있는 떡'에 대한 이야기가 발전되어 여기까지 온 것임.
보기에도 맛있는 떡
원래 떡은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는 굉장히 맛있는 음식입니다만, 어째서인지 떡을 사는데 들어야 할 돈인 '떡값'은 엄청나게 비싸다. 누구는 인당 1억이니, 3억이니 하고, 모 기업이 조성한 '떡값용 비자금'은 1조에 육박한다고들 한다. 그러면 '뭔가 힘있어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받았다는, 나라를 좌지우지한다는 떡값으로 과연 떡을 얼마나 살 수 있는지 계산해 보자.
시장에 나가서 떡을 사면 한 팩에 천원이다.
이런 떡 :)
물론 직접 쌀을 가지고 가서 만들면 더 쌀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냥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시루떡 패키지를 생각해 보자. 떡 한 패키지의 부피는
20cm X 15cm X 4cm
이다. 미터로 환산하면 0.2m X 0.15m X 0.04m이니, 부피는 [tex]0.0012m^3[/tex] 가 되겠다. 그러면 떡 [tex]1m^3[/tex] 를 위해서는 대략 834개의 시루떡 팩이 필요하다.
그러면 가로세로높이 각 1m짜리 떡상자를 사는데 드는 돈은 83만 4천원이다.
그럼 1억으로 살 수 있는 떡은? 120입방미터이다. 대략 높이랑 너비가 1미터짜리 떡상자를 120미터만큼 쌓으면 된다. 이거 운반하려면 기차가 아니면 안되겠다. 3억이면? 아래 떡 두 상자 위에 떡 한 상자를 삼각형 모양으로 올려놓고서 그걸 120미터 길이로 실어야 하니, 웬만해서는 기차를 전세를 내어야 하겠다. 이런 떡값을 사람마다 보내려면 기차가 많이 필요하겠구나... 정말로 떡 운송을 위하여 대운하가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계산하다보니 속에서 화가 나기 시작한다
그러면 1조로는 떡을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시장에서 파는 떡 팩을 10억개 살 수 있다. 하루에 떡 한 팩을 먹어도 행복하다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떡을 보내면 이틀동안 전세계 인구의 1/6이 먹고 살 수 있다. 놀랍다. 계산 안 해 볼걸 그랬다. -_-
관용적인 의미로 쓰이는 '떡값'은 '명절 때 보내는 인사치례에서 유래되기도 했지만, 떡값을 받는 사람들을 가리켜 "떡부스러기를 주워먹는다"는 멸시의 의미로도 주로 쓰였다. 관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진짜 떡값을 한 번 계산해 본 이유는, 적어도 "뇌물 수수"와 "정부 조직 및 사법기관 장악 시도"가 떡값이라는 부드러운 말로 대신해도 되는 것일까 싶어서이다.
오늘은 다들 맛나는 떡 많이 사드시라. 옆 친구나 가족을 찔러 떡값을 받아내서 떡을 사 먹으면 나도야 실세(가 된 기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