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산이나 테크노마트 등의 상술이 새삼 문제가 되는 모양이다. 아는 사람에게는 싸게, 모르는 사람에게는 비싸게 파는 세태는 용팔이, 테팔이라는 용어와 함께 어느새 일반적인 상황처럼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전체 상인이 모두 그러는 것은 아닐텐데, 사고의 프레임은 무섭다.
그건 그렇고, 인터넷의 발달이 용산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가격 비교 사이트의 등장이고, 특히 다나와의 등장이었다. 모든 컴퓨터 관련 제품들을 가격순으로 정렬해 놓고, 그 중 최저가를 제시하는 가게를 알려주는 서비스는 용산에 온라인 자본주의의 바람을 불러왔다. 처음의 등장은 신선했고, 이후 용산 상인들은 다나와의 단점들을 들며 반대 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이후 가격 비교 사이트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다나와가 문제가 아니라 자본의 유통이 온라인과 만났을 떄 어차피 벌어질 일이라는 점을 모두가 알게 되는데 걸린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가격 비교 사이트의 절대 가치는 '가격' 이다. 대량 생산 하에서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같은 제품의 판매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가격이다. 애프터서비스까지도 제조사가 책임지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판매처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만약 점포에도 가치가 있다면 판매 가격은 제품 가격에 각 점포의 가치가 반영된 최종가가 될 것이다. 그런데 다나와의 시스템은 점포의 가치 반영 과정을 무시한다.
그래서 치킨게임이 벌어진다. 각 점포가 단순히 제품의 중간 유통 창고로서의 역할을 하는 환경에서 점포의 가치는 최저가 공급 뿐이다. 그 상황에서는 이윤을 올리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가게의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가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독점 상황으로 가야 한다. 따라서 원가에 공급, 또는 원가를 무시하여 경쟁 업체들을 죽이는 방식의 경쟁이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점포의 가치는 사라지고, 가격 비교 포탈의 가치만 남는다.
해결방법은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할 수도 있다. 제품을 선택했을 때 최저가 정렬 뿐 아니라 점포 가치를 정량화하고 정렬하는 방법이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 외부 가치가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 말은 쉽지만, 어떤 방식을 통해서 그러한 시스템을 전자적으로 도입할 것인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점포의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가격 가치에 인성을 부여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 방법에 가격 비교 사이트, 쇼핑몰 그리고 블로그의 역할이 존재할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있을 예전의 '짬지닷컴' 블로그와 같은, 온라인에 오프라인의 소통과 친근함, 단골을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블로그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