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가기 어려웠던 정신적 타격을 받았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혼자서, 얼마나 많은 길을 돌아와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서야 다시 원래 자리에 섰다. 내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남의 힘에 의해서, 그것도 나에게 그런 타격을 준 존재로 인하여 되돌아 왔다는 것이 싫다. 그렇게라도 알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기도 하지만.
자기방어기제가 잘 작동해서일까. 그동안 나 자신조차 생각해 낼 수 없도록 억제되어 있던 기억과 생각이 갑자기 몰려왔다. 수용해내는데에 이틀이 걸렸다. 하지만, 이틀이면 별로 긴 시간은 아니다.
멀리 헤매며 돌아온 길이 길고 아깝기는 하지만, 그 길에서의 많은 것들은 아직 나에게 소중하다. 그래서일까. 이제 마치 시체처럼 보낸듯이 보이는 지난 1년이 아름다워보임은.
돌아갈 시간이다. 잃어버렸던 날들을 위하여, 또
나를 움직이는 어떤 것을 위해,
언제나 나를 지켜보시는 그 분을 위해.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