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종일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하얀 하늘. 얼굴에 맞닿아 오는 물 온통 뿌옇게 보이는 모든 것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더위에 밀려 함께 말라가던 수많은 내가 되돌아오며 현기증을 선물로 주었다.. 한참을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너무나 오랫동안 버려두고 있었던 것들이 저마다 자신이 나라고 주장하면서 달려들었다. 부옇게 일어나는 수증기 속에서, 아주 잠시 내가 사라졌다.
그렇게 빗속에 우두커니 서서 일 년도 더 되도록 존재하는지도 잊고 살았던 감정의 한 끝을 밟았다. 외로움
눈 앞의 안개처럼 스러져가는 것들...
그안에서 숨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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