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빚어내기/살아가기 | 2004/03/09 01:33 | inureyes
차기회장 선거가 끝이 났다.
결과야 어떻든 삶 하나가 끝이 났다.

더 많이 가지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기에 이 정도면 충분해- 라고 생각하고 있다.

끝났다고 정말로 실감하는 순간에 그동안 멀리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자리를 채우고 있던 것들이 모조리 돌아오는 중이다. 천천히 줄서서좀 들어와. 정신 없다구.

이젠
별도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고 음악도 듣고 싶을 때 들을 수 있고 피아노도 치고 싶을 때 칠 수 있고 여행도 마음이 떠오르는 주말에 훌쩍 떠날 수 있고 글도 공지말고 탕약마냥 부글부글하던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고 공부하고 싶은 것도 끝없이 파들어가며 공부할 수 있고 교수님 찾아가서 이것저것 물고 늘어질 수도 있고 책도 읽고 싶은대로 읽을 수 있고 친우들도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억지로 억눌러 왔던 것들이 이렇게도 많았나.
무언가를 얻게 되면 무언가를 잃게 된다.
가치의 무게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기숙사자치회는 너무 지쳤다.

안녕?
안녕- 오랜만이야.

이 세상 아니면 저 세상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지. 이제 이쪽 세상과 저쪽 세상까지 속은 이만큼 넓어졌을테니까.

내일은 밤새도록 별을 보고 싶다.
얼어 죽을 때 죽더라도.

.


생각하기에 글을 왕창 썼는데
Feel so good 듣다가 그냥 몽땅 지워버렸다.

종현이가 보고싶다.
말로 못하는 것을 음악으로 바꾸어 듣는 법을 알았던 친구야.

수많은 감정들이 뒤섞이는 밤.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수많은 것들이 변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상처입혔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입었다.

이 위치라는게 그렇지.
아니 나에게는 작년이라는 시간대가 그랬다.

그러고보니 내일까지 기다려서 별을 볼 이유가 있을까.

옷 주워 입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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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9 01:33 2004/03/09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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