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다. 잠자야지 하고 이닦으러 갔는데 화장실 옆 군대간 승수 방에서 어머니 침대에 엎드려서 독서중.
- 아직도 안자요? 그래서 참도 내일 아침에 산에 가겠다.
- 다 깨서 간대니까. 너나 아침에 등산 안늦게 일어나.
정말 great mother가 아닐 수 없다.
가끔 부모님 참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자라오며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놓아 두더라도, 20년 프로젝트로 친구 키워만들기를 한 어머니나 매일 어머니께 갈굼당해도 로맨티스트인 아버지는 쉽게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지식과 지성은 다르다는 것을 어릴 적 어드메인가 처음 깨달았을 때 아하하 좋아하시던 어머니가 생각이 난다.
- 이제 그걸 알았냐?
하셨던 어머니도 자식이 희한하게 자라는 것 보면서 꽤나 여러 생각 하셨댄다. 이 자식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일까 하시며. 하지만 나름대로 어머니는 성공하셨다. 자식들은 어머니와 수많은 분야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토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전천후 말상대로 자라났으니.
다른 집이 우리 집과 다르다는 것을 안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그래서 그런 이유로 아주 예전에 친구들이 어머니를 좋아했었구나 하는 것도 그제서야 깨달았다. 이제 자라서 예전처럼 책을 읽다가 애기때 미래의 나에게 어머니께서 쓰신 편지를 발견하는 일은 없겠지. 나름대로 목표 달성이어서 좋다- 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이런 나도 크면 아버지가 되겠지만 거꾸로 어머니도 예전엔 통기타를 배우던 아가씨였다는 것을 느낀다.
참나. 스무 네살 살도록 둘 다 기타 연주할 줄 안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네.
내가 아는 것은 나의 어머니 아버지지만, 본인들의 입장에서는 사랑해서 결혼하고 나중에 친구하려고 애기도 만든 이십오년된 아가씨와 총각이지.
한 아들은 군대가고 한 아들은 학교 내려가고 하니 둘이서 즐겁게 보내세요 :)
아, 기껏 친구되게 키워놨더니 다 떠나고 없다고요?
그럼 편입 합격된 영어과 열심히 공부하세요 아핫- (수강신청좀 지능적으로 하시고 =_=)